달러 약세ㆍ저금리 환경 지속…“내년 상반기도 거뜬하다”
금값이 그야말로 ‘금값’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7%(34.70달러) 오른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당분간은 이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새로 투자에 나서려면 여러 변수를 꼼꼼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값 예상치는 골드만삭스그룹이 2300달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마이클 위드너는 2500달러에서 최대 3000달러를, RBC캐피털마켓은 3000달러를 각각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금값은 앞으로도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은 여러 전문가가 금값 상승을 예상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 또한 금값 상승 재료다. 금은 달러와 대체재 관계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향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유입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코로나19 등 현재 매크로 환경과 과거 금 가격 상승 시기의 수익률과 기간을 고려했을 때 금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확장기 초입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금 가격 강세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금 관련 상품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운용자산 10억 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4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11.53%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연초 이후로는 33.3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786억 원 가량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2년(66.39%), 3년(49.18%), 5년(75.19%) 수익률은 더 높다.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은 ‘지금 금에 사도 될까’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사라”고 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정된 기준금리 아래 물가 압력이 커진다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소 내년 3월까지는 올해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보면서 물가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금 가격 베팅의 상당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금의 매력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에 직접 투자하려면 실물(골드바)을 사는 방안과 통장에 적립하는 방안이 있다. 금 통장은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원할 때 언제든 환매할 수 있다. 골드바는 제작 비용이 포함돼 가격이 다소 비싸다. 추가로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중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한국거래소(KRX)금시장이 유리하다. 주식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에 투자할 수도 있다. 국내상장 ETF는 증권거래세(0.25%) 부과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