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그널 대변인은 암호화 메시징 앱인 시그널의 다운로드 수가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시그널은 미국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브라이언 액턴과 막시 말린스파이크가 2018년 세운 비영리재단 시그널파운데이션이 만든 암호화 메시징 앱이다. 고속 메시지 전송과 음성 및 동영상 통화가 가능하며, 고도의 암호화 기능까지 갖춰 개인정보 보호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다. 오픈소스로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데다 광고도 없고, 추적도 할 수 없어 이스라엘 암호화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의 대안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중국 소셜미디어를 퇴출할 속셈으로 6일 위챗과 틱톡 모회사인 텐센트, 바이트댄스와 미국인 및 기업 간 거래를 45일 후(9월 20일)부터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내 중국인 사이에 시그널 사용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위챗을 사용하던 중국인들은 중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연락을 위해선 대안 모색이 불가피, 발 빠르게 시그널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중국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에 가로막혔지만, 시그널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시그널’을 다운로드 받으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하라다 준 시그널 대변인은 “믿을지 모르지만, 시그널은 중국에서 금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정책 때문에 실제 다운로드 수를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사용금지령을 내리기 몇 시간 전부터 중국 내에서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콩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을 때보다는 못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홍콩 내 시위를 단속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 시행을 시작한 지난달 홍콩에서 다운로드가 급증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하라다 대변인은 “홍콩 사례가 중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시그널이 주류로 떠오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담당 연구원인 야퀴 왕은 “오랫동안 시그널을 이용해 중국 내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해왔다”며 “검열 당국의 시선을 끌 경우, 중국 정부가 이를 차단하기 위해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이 양국 국민들의 직접 의사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그널 인기가 높아지면 왓츠앱과 텔레그램처럼 중국 당국이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그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메인 화면에 유명인들의 체험 후기가 올라와 있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매일 시그널을 사용한다”고 적었고,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는 “시그널은 잘 만들어졌다”며 “그 만들어진 방법 때문에 더욱 신뢰한다”고 했다. 오픈 소스에다 전적으로 보조금과 기부금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만들어진 점을 들며, “이는 중요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