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ㆍ카카오, 급등 부담 딛고 재상승…LG전자, 집콕족 TV 수요 증가 등 언택트 수혜 기대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차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외국인, 기관 등 ‘큰손’들은 언택트(비대면ㆍUntact) 종목을 다시 주워담고 있다. 단기간 급등 피로감으로 상승 제동이 걸렸던 언택트 대표주들이 코로나 재확산을 발판 삼아 다시 뛰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간 100명을 다시 돌파한 지난 14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서 각각 5159억 원, 7362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 홀로 1조2194억 원어치 사들였다.
외인과 기관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주식은 팔아치우면서도 언택트 대형주들은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이다.
외인은 이 기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셀트리온(864억 원), 네이버(710억 원), LG전자(577억 원), SK텔레콤(453억 원), 카카오(408억 원) 등 순으로 순매수했다. 기관의 경우 카카오(1182억 원)가 순매수액이 가장 컸고, 이어 LG전자(819억 원), 네이버(781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626억 원), LG화학(396억 원) 등 순이었다.
큰손의 러브콜을 받은 LG전자는 새로운 언택트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TV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56% 증가한 7738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바이러스 예방인식이 높아지며 이익률이 양호한 위생가전 중심의 신 가전 수요와 재택시간 확대에 따른 대형 TV 수요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언택트 대표주로서 외인과 기관의 매수자금 유입이 거세다. 두 종목은 지난달부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외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섰던 종목이다. 때문에 파죽지세로 오르던 주가도 최근 코스피 평균 상승률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 13일 연중 고점(종가 기준 2437.57)까지 8.37% 오를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99%, 4.95% 상승한 데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14일부터 분위기는 반전됐다. 외인과 기관이 하락장에서도 두 종목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14일부터 코스피가 4.42% 하락할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23%, 5.41% 오히려 올랐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서 언택트 종목이 지수 하락의 방어 수단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언택트 관련 종목은 이익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수보다는 업종과 종목에 베팅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내와 글로벌 코로나19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언택트 관련 업종과 경기방어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대안”이라고 짚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이 예상됐던 에너지, 경기소비재, 유틸리티 등 업종은 지난 2분기 어닝쇼크 비율이 50%를 넘을 만큼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았다”며 “반면 코로나 수혜가 기대됐던 필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 업종은 70% 이상이 추정치 부합 또는 상회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실적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의 업종별 영향력이 뚜렷하게 확인된 만큼, 이번 재확산 국면에서도 양극화가 재개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컨트롤 여부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업종별 주가 움직임 역시 이를 반영해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