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부문, 노조위원장과 근속직원에 금 대신 상품권으로 변경 추진 알려져 직원 불만 고조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 부문에서 장기근속 포상 관련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임기를 마친 백화점 부문 전임 노조위원장이 내부 직원 동의 없이 사측과 근속자 포상 내용 변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논란의 쟁점은 ‘금(金) 포상 지급 여부’다. 그간 롯데그룹 계열사 근속자 포상은 금이나 그에 준하는 상품권 지급으로 이뤄져 왔다. 롯데백화점도 매년 11월 15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만 10년 이상 금 10돈부터 근속연수에 따라 만 40년 이상은 금 40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금값이 급격히 상승하자 사측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조 수뇌부와 졸속으로 포상 내용 변경을 추진했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롯데슈퍼 장기근속자 포상에서는 금 대신 상품권이 지급됐다.
종전에도 근속자는 금 대신 상품권을 선택해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엔 금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상품권을 선택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31일 신한은행 기준 금 1g의 가격은 7만4981원인데, 이를 통해 계산하면 만 40년 이상 근속자는 1125만 원 상당의 금(40돈)을 지급받는 셈이다.
이 때문에 포상내용 변경과 관련해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롯데쇼핑 직원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구 노조 위원장 ○○○를 고발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 게시물에는 “구 노조위원장이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측과 합의를 통해 금 지급을 없애고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어용 노조 대단하다”, “내 25년(근속)은 어쩌나”, “노조위원장이 뭔데 마음대로 포상내용 변경에 합의할 수 있나”, “이렇게 인원도 줄일 것” 등 댓글이 달렸으며 향후 노조 탈퇴를 예고한 직원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직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사측은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롯데쇼핑 관계자는 “일부 SNS 등을 통해 직원 사이에서 (포상 내용 변경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합의 당사자로 알려진 전임 노조위원장 A 씨는 ‘사측과 포상 합의가 이뤄진 게 맞느냐’고 묻자 “회의 중이라 통화가 불가하다”며 답을 피했다.
롯데백화점의 이번 포상내용 변경에는 그룹사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 포상은 수십 년간 이어진 롯데그룹의 전통으로 경영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또,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상징하는 백화점 부문의 변화인 만큼 이는 향후 계열사의 사내 복지 제도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현재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험하지 못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롯데마트는 6월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을 실시했고, 롯데지주 노사는 지난달 2020년 연봉 동결에 합의했다. 최근에는 그룹 2인자로 자리했던 황각규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시점에 경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