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홈쇼핑’ 대세…중국 정부, 1000만 쇼호스트 키웠다

입력 2020-09-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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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텍트 경제 부상하면서 주류로 떠올라…올해 시장 규모 202조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질 듯

▲한 판매자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장터 ‘타오바오’에서 실시간 영상을 통해 인조손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타오바오 방송 캡처.
#항공사 승무원으로 재직하던 멍 후(27)는 8개월 전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 아니다. 인터넷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을 진행, 현재까지 무려 40만 명이 넘는 팬을 거느리며 인플루언서의 꿈을 이뤘다.

중국에서 엔터테인먼트와 전자상거래를 융합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이 급부상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은 판매자가 실시간 영상으로 다양한 최신 상품을 소개하면, 시청자들이 그 제품을 바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매업이다. 국내에서는 ‘라이브 커머스(생방송 쇼핑)’라고도 불린다. 이 시장은 수년 동안 중국 인터넷 문화의 일부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비접촉을 추구하는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부상하면서 주류로 떠올랐다고 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중국은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올해 5월 새로운 직업 목록에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호스트’를 추가했다. 정부가 이들을 공식 노동자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다. 중국 국영 언론들은 “이것이 중국의 새로운 ‘일자리 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을 ‘TV 홈쇼핑’에 비유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현대적이고, 보다 상호작용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한다고 CNN은 평가했다. 진행자는 자신의 팬들에게 실시간으로 할인 쿠폰이나 반짝 세일(flash deal)을 제공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클릭을 통해 좋아하는 쇼핑 호스트에게 선물을 보낼 수도 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중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산업은 2019년 기준 약 660억 달러(약 78조 원)의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온라인에서 1000만 개 이상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방송이 진행됐다. 3월 기준 중국에서 이 방송을 시청한 인구는 5억6000만 명으로, 작년 6월 대비 1억2600만 명이 늘었다. 또 이들 중 거의 절반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쇼핑을 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해당 산업이 급부상한 이유를 코로나19 사태에서 찾았다. 가트너의 샌디 쉔 전자상거래 연구 책임자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이었다면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이 대세가 되는 데 2~3년은 걸렸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2~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소비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고, 이 자리를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이 대체하면서 두드러지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회사 아이리서치는 중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시장이 지난해 660억 달러 규모에서 올해는 1700억 달러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용어 설명 :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Live-streaming shopping)

쇼 호스트와 소비자가 실시간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소통하면서 바로 상품을 사고파는 새로운 전자상거래 형태. 이 산업이 비약적인 속도로 성장하자 중국 정부는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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