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고용동향'…취업자 증감 전월과 유사하지만, 세부지표 악화 가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에 종사하던 취업자들도 실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은 9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70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7만4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월(-27만700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각각 전월과 마찬가지로 60.4%로 1.0%포인트(P), 65.9%로 1.0%P 내렸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에서 고용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만 세부지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대체로 가파르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세 이상 인구는 26만7000명 늘었으나, 경제활동인구는 26만7000명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는 53만4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 폭은 전월(-23만6000명)보다 3만1000명 확대됐고,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은 3만2000명 확대됐다. 활동상태별 비경제활동인구를 보면, ‘쉬었음’ 인구가 29만 명 늘었다. 연령계층별 쉬었음 인구는 청년층(15~29세)에서 3만1000명 늘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13만9000명 늘며 증가 폭이 전월(5만5000명)보다 8만4000명 확대됐다.
경제활동인구 감소 및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상용직과 사무직에 집중됐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직은 감소 폭이 전월 39만5000명에서 31만8000명으로 7만7000명 축소됐으나, 상용직은 증가 폭이 34만6000명에서 28만2000명으로 6만4000명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전반적으로 전월과 비슷한 흐름에서 농림어업 취업자가 전월 3만6000명 증가에서 3000명 감소로 전환됐다. 농림어업 취업자 감소는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의 영향으로 보인다. 직업별로는 사무직 감소 폭이 12만5000명으로 6만9000명 확대됐다. 일시휴직자 증가 폭이 84만6000명으로 10만6000명 축소됐으나 상당수는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실업자로 이탈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 실업률은 3.1%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실업자는 86만4000명으로 6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 20대와 40대에서 실업자가 1만1000명씩 증가했다. 취업자 감소보다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지 않은 건 기존 실업자 중 상당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해서다. 통계 작성기준에서 실업자는 조사주간 직전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으나 직업이 없는 사람이다. 구직활동 중단 상태가 장기화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탈한다.
고용지표는 9월부터 악화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통계엔 코로나19 재확산이 반영되지 않아서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조사대상 기간이 8월 9~15일로, 광복절 집회 이후 확산과는 시차가 좀 있다”며 “(8월 지표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다음 달 고용동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