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밭에서 일본 정점으로...日 스가시대 개막 초읽기

입력 2020-09-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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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9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발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스가 장관은 14일 열리는 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포스트 아베’를 뽑는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공식 임기는 아베 신조 총리의 남은 임기를 물려받아 내년 9월까지이지만, 그 이후 집권 여부는 1년 간 그의 역량에 좌우될 전망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국회의원 본인과 비서, 당내 파벌 간부 등을 취재해 지지표를 분석한 결과, 스가 장관이 당 국회의원으로부터 전체의 70%인 300표에 육박하는 표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394명)과 전국 47개 도도부현 지부연합회 대표 당원들(47×3=141명)이 한 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스가 장관과 함께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각각 30표 미만, 50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후보 3인은 13일에도 일본 공영방송 NHK의 ‘일요 토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그에 따른 추가 경제 대책, 사회보장제도 개혁 등 최대 현안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 가운데 “아베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천명한 스가 장관은 “고용을 제대로 확보하고 기업의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하락률이 전후 최대를 기록하고,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할 수 있는 건 모든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예비비를 쌓은 것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추가 경제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10일 민영방송 TV도쿄에 출연해 ‘소비세율 추가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가 바로 다음 날 “10년간은 필요없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일본 경제가 후진한 이유로는 소비세율 인상도 거론되는데,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의 과반수 지지를 굳힌 상태에서 민감한 문제를 섣불리 꺼냈다가 선거 결과가 뒤집히는 불상사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딸기 농가 출신인 스가 장관은 요코하마시 시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 무명의 존재였으나 2012년 아베가 총리로 복귀하면서 발탁돼 30년 만에 세계 3위 경제대국 총리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세계 무대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미일 동맹, 한반도 문제 등을 놓고 총리로서 실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대미 외교에 있어서 아베가 골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정을 과시한 만큼 골프 연습이 필요하다는 후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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