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련 변호사 "'박원순 피해호소인' MBC 시험…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입력 2020-09-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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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7월 22일 서울의 한 모처에서 열린 '박 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 씨의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치러진 MBC 신입 취재기자 필기시험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고소인에 대한 호칭을 묻는 문제가 나온 것과 관련, "의도를 가지고 질문을 하고 논제로 던지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재련 변호사는 14일 방송된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도마 위에 올려놓은 생선과 똑같아진다"며 "(MBC는) 응시자들이 일정한 시간 동안에 살아있는 피해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 사람을 뭐라고 부를지 본인들이 결정하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A 씨)에 대해서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분들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용어가 정리됐다"며 "피해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법에 고소했고 우리 법에서는 그 단계부터 피해자로 명명하고 보호 규정을 적용하는 절차를 지원받고 있는 것인데 이렇게 의도를 가지고 질문을 하고 논제로 던지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역설했다.

앞서 13일 언론사 시험 준비생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MBC 신입 취재기자 입사시험의 논술시험 논제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고소인으로 칭해야 하는가(제3의 호칭이 있다며 논리적 근거와 함께 제시해도 무방함)'가 출제됐다. 이에 MBC 한 관계자는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스’를 통해 “이미 공론화된 문제”라며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자기 입장을 서술하는지 궁금했으며 평소 언어 사용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는지 묻고자 출제했다”고 해명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 A 씨와 관련해 계속되고 있는 논란에 대해선 "이 세상 어떤 사건에서 피해자가 자신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서 세세한 증거를 공개하는 경우가 있었냐"며 "피해자는 이 사건을 형사 고소한 피해자다.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수사기관을 통해서 판단을 받는 것이 피해자에게 부여된 헌법적인 권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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