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 워크숍’·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내홍을 겪은 소상공인연합회가 배동욱 회장을 탄핵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남은 의혹을 해소하고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법정 단체로서 새롭게 나아가겠단 포부를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15일 서울 강남구 한 컨벤션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배동욱 회장 탄핵을 의결했다.
이날 임시총회에는 의결권을 가진 정회원 49명 중 현장 참석자 24명, 위임참석자 5명 등 총 29명이 참석했다. 이중 위임장을 갖고 참석한 5명은 투표에서 배제돼 총투표 인원은 24명이며, 투표자 만장일치로 탄핵을 의결했다.
애초 의결권이 있는 소공연 정회원은 56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공연은 이들 중 7명이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의결권이 제한돼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결권이 있는 단체는 49개이며, 이중 과반수(25명)가 참석해 회장 해임 권한이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투표 결과에 따라 배 회장은 즉각 해임됐다. 이에 따라 소공연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며, 김임용 수석부회장이 대행을 맡게 됐다. 임기는 내년 2월 차기 회장 선거까지다.
앞서 배 회장은 ‘춤판 워크숍’에 이어 가족 일감 몰아주기, 도서구매 등 보조금 부당 사용 등 문제가 불거지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소공연 사무국 노동조합은 배 회장을 △횡령 △배임 △업무방해 △공문서위조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소공연엔 시정 명령을, 배 회장에 ‘엄중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보조금으로 도서를 구매하고 이를 워크숍 현장에서 판매한 건에 대해서는 관련 금액을 환수 조치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공연 회장 해임 조치와 관련해 “관련 내용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은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임용 소공연 수석부회장(직무대행)은 임시총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앞서 이뤄진 소공연 사무국 조직개편을 백지화하는 등 배 회장 취임 이후 조치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다음 달 중으로 회원조직 정비, 환수조치 등 중기부 지적사항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상공인을 위해 민의를 대변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김 부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전국 소상공인과 국민 여러분께 그간 소공연 사태로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라며 “새로운 집행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 처지를 올곧게 대변하고 정부, 국회, 중기부 등과 새로운 동반자 역할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공연 사무국 노조도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회를 사유화하기 위해 전횡을 일삼아온 배 회장에 대해 소공연 내부 구성원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모여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소공연 노조는 “배 회장과 같이 사욕을 앞세우고 소상공인을 외면하는 무능한 회장이 더는 발 붙이지 못하는 새로운 소공연이 될 수 있도록 건전한 감시자로, 발전의 견인차로 거듭날 것”이라며 새로운 집행부와 단체협약을 맺고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