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 95% 달해…그중 40%를 화웨이가 구매
미국 주요 기업 타격 우려에 승인한 듯
SK하이닉스·SMIC 등 외국 업체도 허가 요청했지만 반응 없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에 대한 미국의 옥죄기는 그저 말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화웨이에 계속 제품을 공급하도록 허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인텔 대변인은 이날 “화웨이에 특정 제품을 계속 공급하기 위해 미국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중국국제TV(CGTN)도 “인텔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 화웨이 노트북 제품에 계속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인 ‘엔티티(Entity)’ 명단에 올렸다. 이후 규제를 더 강화해 이달 15일부터는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 기술을 사용한 외국 기업도 화웨이에 원칙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없도록 했다. 화웨이와 계속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새 규정 발효 후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 공식 허가를 받은 건 인텔이 처음이다. 인텔의 미국 경쟁사인 AMD도 공급 허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주요 기업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등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 자국 기업에만 문을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라이벌인 시스코시스템즈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는 관측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대해 전 세계 기업은 차단하고, 미국 기업에만 문을 열어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기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중국 SMIC와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라이선스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다른 나라 기업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에 업체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는 등 비상계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일본 소니 등 세계 주요 업체들은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