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증인 채택…금융지주ㆍ은행장 줄줄이 제외
野,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건배사 논란 후폭풍이 거셀 듯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등 잇따라 터진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권 CEO를 향한 국회 질타가 거셀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번 정무위원회 증인 채택 명단에 증권사 CEO들은 여럿 이름을 올린 반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전혀 오르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증인 채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 25일 국정감사계획서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하며 증인 19명과 참고인 12명을 확정했다. 여야 정무위 위원들이 신청한 명단을 보면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CEO들이 집중적으로 선택됐다.
민형배·윤두현·권은희 의원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를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한 증인으로 불렀다. 윤재옥 의원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를 옵티머스펀드 판매의 불법여부에 대한 증인으로 요청했다. 라임사태 피해자 곽성은씨와 옵티머스 피해자모임 비대위 대표 권혁관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일각에선 사모펀드 사태 핵심에 있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이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두고 봐주기 국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사모펀드 사태 원인으로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이 꼽히면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강한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감에서 또 다른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건배사다. 이 회장은 최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책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이 전 대표의 '집권 20년론'을 거론하며, '가자, 20년!'이라고 건배사를 제안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책은행 수장이 여당 전 대표의 퇴임 행사에 참석해 특정 당의 정권 연장을 기원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과하며 논란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국민의힘은 산업은행 국감 날 이 회장의 발언을 문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이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별의 자리라는 성격을 감안해 정치 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 앞으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