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물량 공세?‘… 러시아,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도 곧 승인할 듯

입력 2020-10-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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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백코로나, 빠르면 이달 중순 승인

▲러시아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물량 공세’를 펼치고 듯한 모습이다. 러시아는 현재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인 ‘에피백코로나(EpiVacCorona)’의 승인을 서두르는 한편, 세 번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단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첫 번째 내놓은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최근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빠르면 이달 중순에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감시단체 연방 소비자보호보건감독청 역시 등록 절차가 이달 15일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벡토르 센터 개발 백신은 1·2상만 거친 채 등록 신청을 했다. 당국이 새 백신을 승인하면 수천 명 규모로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를 검증하는 제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채 사용을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벡토르의 백신이 공식 등록될 경우에는 러시아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으로 국가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백신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공개 논평에서 “초기 단계 시험에서 에피백코로나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보건부는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품질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게자들은 백신의 시험 결과나 승인 과정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세번째 백신도 개발…“초기 단계 임상 시험 중”

이에 더해 러시아는 첫 번째 백신인 ‘스푸트니크 V’와 ‘에피백코로나’에 이은 세 번째 백신을 개발,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이처럼 서둘러 백신을 쏟아내는 데에는 자국 내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는 한편,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국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 개헌을 통한 장기 집권 등에 항의하는 ‘반 푸틴 운동’이 확산하자 코로나19 백신을 통한 국면 전환을 꾀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첫 번째 백신, 안전성 우려 제기에 러 당국 ‘등록 후 시험’ 실시

앞서 러시아는 8월 세계 최초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스푸트니크 V를 선보였다. 이 백신은 불과 76명 만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뒤, 대규모 시험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8월 긴급 승인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은 임상 3상을 거치지 않고 1, 2상 결과만으로 등록된 것이어서 안전성과 효과를 두고 우려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의료진, 교사 등 일반인 고위험군부터 우선 접종하고, 동시에 자원한 모스크바 시민 4만 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3상 시험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러시아 개발 백신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 2종이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에볼라 백신으로 입증돼 아프리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백신들은 지난해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백신 후보물질’로 등록돼 있었으며 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인다는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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