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진흥구역에도 태양광 설치 허용 움직임…농업인 '절대 안돼'

입력 2020-10-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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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 개정안 발의, 그린뉴딜 과제 포함…'농지훼손·업자이득' 반발

▲영농형 태양광. (뉴시스)

농지 보전을 위한 농업진흥구역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올해 7월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농업진흥구역 내에 영농형 태양광 설비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6월에는 농업진흥구역 내 영농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최장 20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지난달에는 한국판 뉴딜 정책 추진을 위한 법·제도 개혁 논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61개 제도개선 과제를 제안, 1차로 139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 중 그린뉴딜 분야에서는 재생에어지(영농형 태양광 설치 설비) 사업 활성화 과제가 포함됐다.

이같은 농지법 개정 움직임에 농업계는 크게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농지를 훼손하면서까지 태양광 개발을 추진하자는 논의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농업계는 국내 곡물자급률은 21.7%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식량안보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경지면적은 해마다 줄어 1970년 전체 국토의 23.3% 수준에서 2016년에는 16.4%로 줄었다. 국민 1인당 경지면적도 0.04ha로 세계 평균 0.24ha에 비하면 매우 작다.

전농은 "현재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정책도 제시 못 하면서 농지에 태양광을 지어 농가소득을 높이자는 주장은 태양광 개발업자의 이익을 위해 식량자급의 물적 토대인 농지조차 훼손하려는 개발업자의 논리를 강요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정서) 가격도 40%가량 낮아져 시설투자비를 회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확대하는 것은 결국 개발업자의 논리라는 것이 농업계의 설명이다.

전농은 "태양광설비 자체의 효율성 측면도 의구심이 많고 실질적인 농가소득 향상도 농업기술의 개발과 유통과정의 투명화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것인데, 농가소득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는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진 태양광발전 설비 사업자들의 잇속 챙겨주기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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