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북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값도 10억 돌파
서울 강북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아파트를 매매값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 위치한 가격)이 한 달새 1억 원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한강 이북지역)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달 7억5667만 원을 기록하며 전월(6억6609만 원) 대비 13.6% 올랐다. 201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반 넘게 6억 원대에 머물렀던 강북권 중위매매값은 한 달 사이 무려 1억 원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강남지역(한강 이남지역) 아파트 중위가격이 11억5277만 원에서 10억 7667만 원으로 내려앉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남권 아파트 몸값이 워낙 비싼데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타깃이 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서울 외곽에 위치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들 지역에선 집값이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자금 부담이 적다 보니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최근에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전용면적 79㎡형은 지난달 9월 8억5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면적의 직전 최고가는 7억3000만 원(7월)으로 두 달만에 무려 7000만 원 넘게 뛰어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대단지인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67㎡형도 지난달 초 10억2000만 원에 팔리면서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강북지역은 지난달 중대형(전용 102∼135㎡)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3341만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년 반 동안 3억7000만 원 넘게 오른 것이다. 그 사이 강남 중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도 9억 원에서 15억 원대로 치솟았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전세수요가 중저가 주택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젊은층의 '패익 바잉'(공황 구매)으로 서울 외곽지역에선 지금과 집값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