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그룹 3세 경영 본격화…이사회 통해 정의선 회장 선임

입력 2020-10-1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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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부회장 취임 2년 1개월여 만
임시 이사회 통해 회장으로 선임
정몽구 회장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개방형 혁신과 미래 모빌리티 속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임시 이사회를 통해 회장에 선임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빠른 의사결정과 그룹의 방향성 정립 등이 높이 평가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 그래픽=이투데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년 1개월여 만에 회장으로 선임된다.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는 한편,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포함한 정 부회장 중심의 미래 전략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련 업계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튿날인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한다.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이다. 사실상 그룹 컨트롤 타워인 정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 현재의 발 빠른 의사결정과 전략적 사업 추진은 더 설득력을 얻는 동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수석부회장의 추진력과 판단력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특히 돋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과 우리 정부의 재외교민 귀국 결정보다 한발 앞서 중국 현지 주재원 가족의 철수를 결정했다. 동시에 귀국 전반에 걸쳐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동시에 전국 주요 사업장에 대한 방역 수준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이 재계에서 높이 평가된 바 있다.

정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 향후 이런 전략적 의사결정과 경영전략 수립이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그룹 전반에 걸쳐서도 커다란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부회장이 이사회를 통해 회장에 선임되면 아버지 정몽구 회장은 200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지 20년 만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된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포함해 정 부회장이 추진해온 미래 모빌리티 전략 역시 더 속도를 내는 한편 당위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샌프란스시코대학에서 경영대학원을 마쳤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을 시작으로 현대ㆍ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부사장),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 현대모비스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기아차 사장 시절, ‘디자인 기아’를 앞세워 2010년대 기아차 도약의 밑거름을 구축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현대차 부회장에 올랐고, 2018년 9월에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수석부회장에 오른 이후에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을 직접 구축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타운홀 미팅을 통해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 비행체(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략을 공언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0 CES를 통해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공개하는 등 사업의 청사진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곧바로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사실상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을 통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중심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했다. (사진제공=현대차)

이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회동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단순한 협력 체계 구축이 아닌, 재계의 중심축을 삼성전자에서 일부 현대차그룹으로 옮겨온 행보로 풀이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 현재 남은 현안들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개방형 혁신과 미래 전략은 물론,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추진도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선임 여부는 임시 이사회 이후 발표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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