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변하는 주가 등락에 사람들은 울고 웃는다. 필자는 한 달에 한 번 연재하는 ‘자본시장 속으로’를 통해 가감 없이 Mr. Market의 속내를 드러내고자 했다. 오늘은 그 분석의 마지막 시간이다. 한국 증시의 도약을 이끄는 주린이에게 던지는 세 가지 조언이다.
첫째, 투자의 시기이다. Mr. Market은 매력적이지만 주변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는 나쁜 남자와 닮았다. 주변에서 바른 소리를 한다고 해서 타고난 그의 성격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와 오랜 시간 함께 하려면, 속상해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Mr. Market이 화를 내고 두 번 다시 그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 다가서야 한다. 반대로, 그가 다정히 웃으며 매력을 발산할 때, 오히려 한걸음 떨어져 보자. 그가 진정되기를 기다려야 할 때다. 내 입맛대로, 인과관계로만 그를 대할 수 없다.
‘투자의 적기’는 그가 외로이 남아있을 때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질려 떠나갈 때가 한 번 더 살펴보자. 지난 3월이 그러했다. 이달 코스피 지수는 143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올라갔기에 이런 시장에선 주식을 사서 물려도 괜찮고, 장기투자에 나서도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기업이 합리적 주가에 있을 때만이 좋은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진입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은 가격이 아닌 ‘가치’임을 잊지 말자.
둘째, 새로운 것을 두려워 말자. Mr. Market은 바람둥이다. 시간에 따라 미의 기준이 바뀌면, 그는 다른 연인을 찾으러 나선다. 이전의 연인은 쉽게 잊는다는 의미다.
1980년대는 증권ㆍ건설ㆍ무역의 트로이카가 이끌던 시대다. 1988년, 증권 업종의 시총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우리 사주로 대박을 낸 증권사 직원이 최고의 결혼 상대로 꼽히던 시절이다. 2020년, 오늘날 증권사 시총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오늘날 결혼중매업체에서도 증권사 직원을 과거만큼 우대하지 않는다.
‘조선업’ 역시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주자다. 현대미포조선은 2003년 1월 3340원에서 2007년 11월 40만7500원까지 122배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위기국면에서 2만150원까지 급락한 뒤, 여전히 3만 원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11월 인기주로 꼽히던 현대미포조선에 투자한 장기투자자라면, 오늘날 현실은 참혹할 것이다.
이처럼 과거의 선도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미래 주가까지 담보해주지 않는다. 오늘날 시장 리더라 할지라도 줄어드는 파이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산업에선 미래도 불투명하다. 오히려 파이가 커지는 시장에 눈을 돌려보자. 미래 유망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쇠락하는 산업의 대표기업보다 낫다.
마지막 조언은 손절보다 ‘익절’의 중요성이다. ‘바보도 때로는 우연히 맞을 때가 있다’라는 월가의 격언이 있다. 주식시장에 머물다 보면 누구나 기회를 잡는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이익은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다. 주가는 어느 선까지 빠질지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게 시장이다. 기회의 순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많은 이들은 ‘손절매’를 통해 주가 하락에 따른 자산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다. 손절매가 답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손실을 얼마나 최소화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익을 얼마나 오래 가져갈 수 있느냐가 장기간 주식투자의 성과를 결정짓는 기준이다.
10배 오른 주식, 이른바 ‘텐버거’ 투자에 성공하려면 온갖 시장의 잡음과 싸워야 한다. 좋은 주식을 계속 가져가기 위해선 익절하려는 심리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 후 ‘일부’ 익절만이 손실 가능성을 낮춰주기에 유용하다.
또 하나, 감정적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투자 판단이 옳다고 증명하려고 주식을 보유하는 이들을 조심하자. 주식을 보유한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에 성공한다면, 세상 모두 투자자가 부자가 되고도 남았다.
이상 Mr. Market의 고약한 성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세 가지 조언을 정리해봤다. 그는 변덕스럽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주식투자의 성공 여부는 Mr. Market과 함께하는 지혜를 터득하는 데 있다. 위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킨다면 당신은 주식시장 ‘주린이’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