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반정부시위에 칼 빼들었다...‘비상조치’ 발표

입력 2020-10-1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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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결 금지 및 온라인 메시지 검열 나서

▲태국 고등학생들이 9월 5일 수도 방콕에서 개최된 반정부 시위에 참가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고 있다. 방콕/AP뉴시스

태국 정부가 반정부시위 확산에 비상조치(emergency decree)를 발표했다. 5인 이상이 모일 수 없으며, 국가안보 관련 메시지를 온라인에 표출하는 것도 금지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이날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총리 퇴진과 왕실 권한 축소를 요구하는 시위대들이 이날 새벽 총리실 앞에 캠프를 차리고 왕실 차량 통행을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시위대는 수티다 태국 왕비를 태운 호송차를 막으며 반정부시위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국영방송은 “많은 사람이 방콕에서 불법 집회를 열고 사람들은 선동하고 있다”며 “평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현 상황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면 비상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상조치는 5인 이상 집결을 금지하고 있으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내용이 담긴 뉴스보도나 온라인 메시지를 게시하는 행동도 막는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는 현재 수도 방콕에서 군주제 축소 및 민주화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사임과 함께 총리의 연임을 도운 헌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014년 쿠데타 이후 제정된 현행 헌법 때문에 짠오차 총리가 지난해 정권 복귀에 성공했다는 게 시위대의 입장이다.

또한 시위대는 지난해 총리 취임을 지지했던 왕실의 권한을 제한하고, 법정 양형 사유에 왕실 비판 혐의가 포함된 현행 법의 개정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수천 명에 불과했던 시위 규모는 올해 8월에 1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5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위 규모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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