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금지에 야간통금령까지…유럽, 통제불능 코로나에 ‘준봉쇄’ 회귀

입력 2020-10-15 13:09수정 2020-10-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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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규 확진자, 10만5000명 돌파…수개월 만에 아시아 웃돌아
프랑스, 국가보건 비상사태 선포…4주간 야간 통행 금지령도
영국 북아일랜드 자치 정부 ‘미니 봉쇄’ 도입…음식점 테이크아웃만 허용
독일도 초강경 통제 꺼내들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에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에서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인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낭트/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4일(현지시간)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5000명을 넘어서며 수 개월 만에 아시아를 추월하는 등 세계 감염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프랑스와 영국 등 각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최고조에 달하던 7개월 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다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 위축을 우려해 전면적 봉쇄까지는 꺼내 들지 않고 있지만, 걷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 확산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엄격한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유럽질병예방관리센터(ECDC)에 따르면 14일 현재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7일 평균)는 10만5000명을 돌파, 아시아를 넘어 미주 지역까지 따라잡을 기세다. 아시아는 5월 유럽을 추월해 9월에는 12만 명 대까지 증가했지만, 이날은 10만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지역(11만4000명)이었다.

유럽, 여름 경제 재개 가속화에 코로나19 확진자 다시 급증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작스럽게 늘어난 건 여름철 경제 재개를 가속화한 게 화근이었다. 작년 12월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무섭게 해외로 번지면서 3월에는 유럽이 세계 감염의 중심지가 됐다. 이후 감염 속도가 수그러들자 유럽 각국은 방역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서 재확산을 사실상 방치했다.

프랑스, 야간 통금령 어기면 18만원 벌금

위기감이 커진 주요국은 다시 경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17일부터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하면서 파리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9개 도시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프랑스2, TF1 방송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원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달 17일부터 최소 4주 동안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통행금지 조처가 내려진 곳은 코로나19 최고경계 등급이 발령된 수도권 지역인 일드프랑스와 마르세유, 리옹, 릴, 그르노블, 생테티엔, 루앙, 툴루즈, 몽펠리에 등이다. 앞으로 이들 지역에서는 △오후 9시 이후 퇴근 △야간 근무 △응급상황 등 합당한 이유 없이 통금을 지키지 않으면 135유로(약 18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외출금지 시간대에는 음식점과 극장 등이 모두 폐쇄된다. AFP통신은 해당 조치로 프랑스 전체 인구 6700만 명 가운데 약 30%에 가까운 2000만여 명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북아일랜드, 4주간 서킷브레이크 돌입

영국에서는 이날 북아일랜드 자치정부가 미니 봉쇄 조처인 ‘서킷브레이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6일부터 4주 동안 서킷브레이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음식점 영업은 포장(테이크 아웃)으로 한정되고, 프로 스포츠를 제외한 모든 실내 스포츠가 금지된다. 슈퍼마켓과 주류 판매점은 8시 이후 술을 팔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행위와 15인 이상의 행사가 금지된다. 학교도 19일부터 30일까지 폐쇄한다.

이탈리아ㆍ독일ㆍ포르투갈도 비상 모드

코로나19 발발 초기 유럽의 진앙지로 불렸던 이탈리아도 급격한 확산세에 다시금 고삐를 죄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날 하루 확진자 수가 7332명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3월 기록(6557명)을 훌쩍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7일부터 전국적으로 옥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방역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14일부터 약 한 달 동안 파티를 금지하고, 음식점 영업은 자정까지만 허용한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는 최대 30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독일도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0명을 웃돌면서 초강경 통제 조치를 꺼내 들었다. 독일 16개 주 총리들이 술집의 야간 영업 금지, 모임 제한 강화 등을 시행키로 한 것이다. 독일은 만약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더 강력한 통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통제는 일주일 동안 신규 감염자가 10만 명 당 50명에서 35명 수준으로 줄어들어야 완화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젊은 층에게 특히나 파티 없이 지낼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심각해진 확산세에 따라 비상사태보다 한 단계 높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이날 자정부터 2주간 야외는 물론 식당과 공공시설에서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결혼식 등 가족 모임은 참석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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