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보고서④] 20년 뒤 노인부양비율 3배 늘어… “복지, 극빈층에 집중을”

입력 2020-10-19 05:00수정 2020-10-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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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노인 인구 1666만 예상… 세수 52% 늘때 의무지출 86% 증가… 기초연금, 비율 아닌 금액 개편

노인(65세 이상) 빈곤은 지금보다 후세대에 더 큰 부담이다. 사회가 책임져야 할 노인은 늘지만, 이들을 부양하고 재정을 부담할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급감해서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9년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2017~2040년)’ 자료를 보면, 내국인 노인인구는 올해 803만 명에서 2040년 1666만 명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노인인구 증가의 주된 배경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주류 세대의 생산연령인구 이탈이다. 696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노인인구에 편입된다. 이에 따라 65~74세 인구는 올해 458만 명에서 10년 뒤(2030년) 744만 명으로 64.4% 급증하고, 2040년엔 80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 이탈과 저출산에 따른 내국인 생산연령인구 감소다. 내국인 생산연령인구는 올해 3579만 명(구성비 71.5%)에서 2040년 2703만 명(55.6%)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 비율인 노년부양비는 올해 22.4명에서 2030년 39.2명, 2040년 61.6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책임져야 할 노인인구가 20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세수는 줄고, 사회보장지출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내놓은 ‘2020년 NABO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국세수입은 올해 276조7000억 원에서 2030년 356조9000억 원, 2040년 420조6000억 원으로 향후 20년간 52.0% 증가하지만, 사회보장지출 비중이 큰 의무지출은 올해 258조2000억 원(3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에서 2030년 371조3000억 원, 2040년 479조 원으로 20년간 85.5% 급증할 전망이다. 벌어지는 국세수입과 의무지출 간 차액을 재량지출 축소로 메우지 않는다면 자식 세대의 세부담을 늘리거나 나랏빚을 내 손자 세대에 부담을 떠넘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후세대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으로 미래 노인을 가난하지 않게 만드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중산층’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보게 설계된 복지제도도 ‘빈곤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으로 짜인 다층적 연금체계 내실화와 기초연금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이다. 기초연금과 기초생보는 올해 예산안 기준으로 영유아보육, 아동수당, 장애수당, 장애인연금 등이 포함되는 전체 공적부조 지출의 81.1%를 차지한다.

2014년 도입된 기초연금에 대한 개편 목소리도 높다. 기초연금은 지급된 연금액이 생계급여액에서 삭감돼 극빈층 노인에게는 소득증대 효과가 없다. 특히 지급대상(소득 하위 70%)이 비율로 정해져 있어 노인층의 전반적인 소득 여건이 개선돼도 노인인구가 늘면 재정부담이 커진다. 이는 극빈층 노인에 대한 지출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령 지급대상을 비율이 아닌 금액으로 개편하면, 노인층의 소득 여건이 개선될수록 수급자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아껴진 재원은 생계급여 인상 등 극빈층 노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데 활용 가능하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은 초기에 정해진 소득인정액 미만 노인에 지급하는 쪽으로 논의됐지만, 결과적으론 소득 하위 70% 노인에 지급하되 지급액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며 “실질적으로 노인 빈곤을 해소하는 효과도 작을뿐더러, 국민연금 가입을 ‘불이익’으로 만드는 제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올해부터 노인이 되는 베이비붐 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와 비교해도 소득·자산 수준이 높다”며 “효과 측면에서든, 재정 측면에서든 현재의 기준은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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