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서명식 동행
팔레스타인 “뒤에서 칼 꽂는 행위” 반발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바레인과 공식 수교를 맺었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걸프만 지역 국가들과 관계 정상화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이날 바레인 마나마에서 만나 공식 수교 합의서에 서명했다.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대표단의 방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메이어 벤-샤밧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앞길이 창창한 시작”이라며 “따뜻한 우정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해 바레인에 도착했다. 사우디는 UAE 수교 때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국적기가 영공을 통과하도록 승인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양국 수교를 승인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이 행사에 동석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역 안정의 가장 중요한 시작”이라며 “투자 이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산업을 구축하고 있다”며 “바레인도 기회를 무궁무진하게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UAE와 바레인 대표단을 만나 관계 정상화 협정(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했다. 그보다 앞선 8월 31일에는 이스라엘 대표단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을 태운 이스라엘 국적기가 처음으로 걸프 지역 영공을 통과해 UAE에 방문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걸프 지역 국가들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맺고 있다. UAE와 바레인 다음에는 수단과 오만, 모로코 등이 수교 후보로 꼽힌다. 다만 아랍권의 지도국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수교 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이스라엘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은 걸프만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가 배신행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뒤에서 칼을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