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형사 소송 판결 피할 수 있게 돼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20억 달러(약 2조280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합의 내용이 수일 안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형사 소송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에 대한 이 같은 벌금 지급은 골드만삭스나 애널리스트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재가 1MDB를 통해 막대한 비자금을 형성하고 공금을 유용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것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수년간 받아왔다. 마침내 오랜 협상 끝에 불확실성을 제거하게 된 것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당국과도 25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말레이시아 측은 9월 초 골드만삭스에 대한 형사 기소를 철회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와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 정부 기관에 내야 할 벌금이 대략 총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 소식통은 “싱가포르 당국도 골드만삭스에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경고장을 보내 골드만삭스가 경고 내용을 어기면 형사 재판에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대한 조사 초점은 2012~13년 1MDB의 65억 달러 규모 채권 발행을 대행한 것에 맞춰져 있다. 이 자금 대부분을 라작 전 총리와 그 측근들이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채권 발행 대행으로 6억 달러 수수료를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자사가 모금한 돈이 유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일부 직원이 부정행위에 가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팀 리스너 골드만삭스 전 파트너는 미국에서 돈세탁 공모와 외국 뇌물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른 임원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