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터지는 5G’를 두고, 소비자들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요금제 가입 전 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속출한다. 5G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LTE 우선모드만 쓰게 될 줄을 몰랐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는다.
대리점에서 5G 요금제를 추천받아 휴대폰을 개통한 지인은 개통 초기에 5G 연결이 안 돼서 이유를 백방으로 알아봤다고 한다. 그는 ‘LTE 우선모드’가 답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때부터는 사실상 LTE와 와이파이에만 의존했다. 요금은 5G인데 서비스는 LTE로 받는 셈이다. 지인은 2년 약정이 끝날 때가 돼서야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겠냐는 볼멘소리를 늘어놨다.
최근 참여연대는 ‘5G 불통 분쟁조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통 3사의 5G 요금제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이통 3사는 충분히 5G가 안 터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렸고, 고객도 동의했다는 견해를 그간 고수했다. 이번 조정 결과는 그런 점을 고려해도 이통 3사에 일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5G 요금제를 쓰면서도 LTE 모드만 쓰고 있는 주변 지인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나도 보상받을 수 있게 된 거냐”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통신사가 조정안을 수용한다고 해도 같은 처지의 모든 소비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분쟁조정은 결과 도출까지 10개월이 걸렸지만,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분쟁조정에 나설 때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소송은 더 오랜 기간이 걸린다. 승소를 하더라도 6G가 상용화할 때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통사들이 공식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개별 민원에 차별적인 보상을 하는 점도 문제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6~10월 이통사가 가입자의 5G 서비스 불만에 대해 11건의 금전 보상을 했다. 소비자가 국민신문고에 5G 불만 민원을 접수하면 과기정통부가 통신사에 연락해 금전 보상으로 민원을 해소했다. 5G 서비스 불만을 통신사에 직접 제기하면 공식적인 보상안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접수하면 민원을 들어준 것이다.
5G를 잘 터지게 하는 것이 당장 불가능하다면 억울한 소비자가 없도록 불완전판매라도 줄여야 한다. ‘대리점 직원의 실수’라는 변명은 5G 시대에 적절치 않다. 이통사는 대리점 교육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공식 보상안을 내놓는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