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는 “조건 없이 대화 나설 것”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 목표 제시도
26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총리에 취임한 스가는 이날 임시국회 소집에 맞춰 소신 표명 연설에 임했다. 소신 표명 연설은 새롭게 선출된 총리가 임시국회에서 당면 국정 현안에 대한 정부 방침을 설명하는 연설을 가리킨다. 신임 총리 소신 표명 연설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차 집권기인 2013년 1월 실시한 후 거의 8년 만에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한일 관계를 단지 두 문장으로 정리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되돌아가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전임자 아베의 입장을 답습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스가 총리가 각종 현안이 걸려 있는 한국과의 거리를 그대로 두면서 한국 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가는 북한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거리를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피해자의 조속한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 스가 총리는 “높은 수준의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주장해야 할 점은 확실히 주장할 것”이라며 “양국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는 서로 연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 자유 기반이 된다”며 “동맹을 바탕으로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 하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서는 “내년 여름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긴 증거로 도쿄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안전한 개최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성장 전략의 기둥 중 하나로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을 내걸면서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로 하겠다”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녹색사회 실현에 최대한 주력할 것”이라며 “2050년 탈탄소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온난화 대책을 펼쳐도 경제 성장 제약은 없다”며 “산업구조와 경제, 사회의 변혁이 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