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서 일자리 창출하는 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에도 지난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2017년보다 오히려 30~40%가량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공공일자리 정책의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공공일자리사업을 추진했지만 실제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지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공일자리예산은 2018년부터 2조 원에서 올해 2조8600억 원까지 늘었다. 내년 예산안은 3조1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9%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전국 1인 이상 가구, 총소득 기준 저소득층(소득 1분위)의 소득은 2017년 1분기에서 지난해 1분기까지 약 4만7000원 감소했다. 2분기는 6만7000원, 3분기는 7만6000원, 4분기는 8만 원이 줄었다.
감소율로 따지면 각 분기별 30~40% 수준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일자리가 지속해서 확대 시행됐지만,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가 컸다는 점에서 공공일자리 정책의 한계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017년 대비 2019년 저소득층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증가 폭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증가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심화했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이란 가구별 인원을 고려해 계산한 소득지표로서 근로소득 등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에 각종 연금 및 복지 소득 등 공적이전소득을 더하고 세금 지출 등 공적이전지출을 뺀 ‘쓸 수 있는 돈’의 총합이다.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분은 공적이전소득이 보전했다. 공적이전소득이란 공적연금, 기초연금, 사회수혜금, 세금환급금 등을 의미한다.
총소득, 전국 1인 이상 가구 기준 공적이전소득은 2017년 대비 2019년 1~4분기에 각각 3만6000원, 4만9000원, 6만 원, 5만7000 원씩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을 상시 진행하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이 정부정책에 기대 민간부문에서의 근로의욕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간부문에서 창출될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점들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지속성과 경쟁력을 고려하면 향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민간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저소득층에게는 직업 및 교육 훈련 기회를 확대하여 노동시장에서 취업할 기회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용어설명: 공공일자리사업. 장기실직자 등 취업취약계층을 민간일자리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한시적 일자리와 일 경험을 제공하며, 임금 대부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 저소득층 어르신 일자리, 여름철 하천 쓰레기 수거 사업, 공공기록물 전자화 지원사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