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반” 대만 “평화 위해 군사력 높일 것”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추가로 판매한 사실이 전해지자 중국 정부는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방위 사업체들을 대상으로 규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록히드마틴과 보잉그룹의 무기사업부, 스페이스앤시큐리티, 레이시온 등을 규제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들 기업을 “‘지독한’ 일을 벌인 미국 개인 및 단체들”이라고 비난했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보잉이 제조한 해안 방어 시스템을 23억7000만 달러(약 2조6781억 원)에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로켓과 미사일, 공중정찰센서 등을 18억 달러에 사고 약 일주일 만에 추가 구매를 한 것이다. 대만은 8월 전투기 F-16 66대를 구매하기도 하는 등 하반기 들어 미국과의 무기 거래에 적극적이다.
록히드마틴 측은 대만과의 거래를 “정부간 거래”라고 해명하며 “미국으로부터 엄격한 통제 하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보잉 대변인은 “여전히 중국 항공계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제재 조치를 경계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과의 무기 거래를 중단하고 군사적 유대 관계도 맺지 말 것을 미국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하지 않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 진전은 미ㆍ중 갈등이 커지는 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대만에 미국 대표단을 파견하고 중국의 위협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중국 측은 항의 차원에서 대만 국경절인 10일 군용기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고, 17일엔 대만섬 방향으로 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17호를 배치했다. 영국령 피지섬에선 대만과 중국 외교 관계자들끼리 충돌하며 유혈사태를 일으키는 등 갈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번 무기 거래에 대만 외교부는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대만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의 군사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무기의 현대화 및 비대칭 능력 향상에 주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