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배당확대 등 주주 친화정책 기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에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 등의 이슈로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가 이슈가 되는 가운데 이들 그룹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펀드에 최근 1개월 새 159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일주일 새에는 243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삼성그룹을 제외한 현대와 LG에 주로 투자하는 기타그룹주 펀드에도 78억 원이 몰렸다.
최근 일주일로 좁혀보면 47억 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같은 테마펀드로 분류되는 배당주펀드나 인컴형펀드에서는 각각 1277억 원 72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최근 1개월간 삼성그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10%, 기타그룹주펀드는 3.81%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1.95%)을 웃도는 것이다. 개별펀드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중 펀드 중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6.0%로 가장 높았고, 기타그룹주 펀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10.89%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처럼 그룹주펀드에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수익률이 선방하는 원인으로 시장 안팎의 지배구조 개편과 이로 인한 배당 확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26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등 삼성그룹 관련주는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11조 원 규모의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해당 기업들이 배당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에서 회사의 역할과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이 부각된 것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정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에 지분율이 낮은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남아있는 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이 23.29%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올랐다.
이밖에 LG그룹과 한화 등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공정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추진은 주요 그룹들의 지주회사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배당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시,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의사 결정이 앞당겨질 것”이라면서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기업 집단은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KCC 등이 있는데 이중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그룹사는 현대차그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