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행정 없앤다는 논리 내세웠지만, “낭비 더 심해” 반론 극복 못해
오사카 시장, 임기 만료 후 정계은퇴 선언
오사카도 구상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1일 실시돼 개표 결과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주민투표는 도쿄 이외에도 특별 행정구를 설치할 수 있는 ‘대도시 지역 특구 설치법’에 따라 실시됐으며 투표율에 관계없이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오사카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유권자는 220만5730명 오사카 시민이고 이날 투표율은 62.35%였다. 개표 결과는 반대가 69만2996표, 찬성이 67만5829표로, 반대가 찬성을 약 1만7000표 앞섰다.
앞서 오사카시는 지난 2015년에도 같은 사안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이에 10년간 이어졌던 오사카도 구상 논의가 종결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오사카도 구상은 인구 약 270만 명인 오사카시를 4개 특별구로 분할, 각 구가 교육과 보육, 복지 등 주민과 밀접한 서비스를 담당하고 광역 지방자치단체 행정 부문은 부로 일원화하는 형태다.
오사카도를 간판 정책으로 내세웠던 우파 정당 일본·오사카유신회는 막대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유신회 대표이자 오사카시 시장인 마쓰이 이치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3년 4월까지인 시장 임기가 만료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신회를 세웠던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이 처음으로 이 구상을 꺼냈다. 오사카도를 추진한 핵심 논리는 오사카시와 오사카부(府)가 서로 광역 행정 권한이 있는 것에 따른 이중 행정을 없애 낭비를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시모토는 5년 전 주민투표에서 자신의 구상이 부결되자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마쓰이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유신회를 이끌면서 계속해서 오사카도 구상을 추진했다. 결국 마쓰이 시장은 하시모토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다만 요시무라 지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임기 만료까지 판단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오사카도 구상의 세 번째 주민투표 가능성도 부정했다.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유권자들은 오사카시를 폐지하고 특별구로 재편하면 오히려 더 행정 낭비가 심해질 수 있다는 논리에 손을 들었다. 특히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26일 오사카시가 4개 특별구로 재편되면 기존보다 행정 비용이 218억 엔(약 2370억 원) 증가할 것이라는 오사카시 재정국 내부 보고서를 보도한 것이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