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내년엔 더 심해진다…전국 전셋값 5% 상승 전망

입력 2020-11-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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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시장은 규제 여파에 수요 약해져…즉시 입주 가능 물건에는 수요 몰릴 것

▲한국감정원 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 활용. 2020년과 2021년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전망치. (자료 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전셋값 고공행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매시장은 고강도 규제 여파로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1년 건설ㆍ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세가격이 전국 평균 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건산연에서 예상한 올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4.4%)보다도 웃돈다. 내년엔 전세난이 더 심해진다는 뜻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들었다. '2+2년 계약 갱신 청구권제'와 '5% 전ㆍ월세 증액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기존 세입자 보호 장치는 강화됐지만 신규 전세 물건은 귀해지고 임대료도 급등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3기 신도시 청약에 필요한 해당 지역 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전세 수요가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란 게 김 연구위원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택 매매값은 전국적으로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非) 수도권(-0.3%)보다 수도권(-0.7%)에서 하락 폭이 더 컸다. 정부가 6월부터 잇따라 내놓은 규제책으로 주택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6월부터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세율이 일제히 인상되는 만큼 주택 처분 압력이 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도 "즉시 입주 가능한 물건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소량 매물의 강세가 특히 부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차법 개정으로 세입자 보호가 강화되면서도 집을 사더라도 매수자가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집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주택시장 혼란은 건설업계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1년 국내 건설 수주액이 올해(124조8000억 원)보다 6.1% 감소한 164조1000억 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건설시장에서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주택 건설시장이 위축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민간시장 부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다만 올해 -0.5%로 예상되는 건설 투자 증가율은 공공 공사 덕분에 반등(0.2%)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위원은 "공공 건설 부양책에 집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며 "확실성이 가장 높은 시기인 2021년 상반기에 건설 부양책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건설시장에 대해선 "적정 수준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도록 시장을 살피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부동산 규제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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