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3%p 인상 후 설비투자 증가율 2년 연속 감소
경영계가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면 설비투자를 확대해 성장 활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인부담세액을 법인소득(과세표준)으로 나눈 비율인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을 1%포인트(p) 낮추면 설비투자가 6.3%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법인세율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 및 법인세부담 수준 국제비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1980년 40%를 정점으로 지속해서 낮아지다가 2018년부터 22%에서 25%로 3%p 인상됐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후 설비투자증가율은 2018∼2019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한경연은 “설비투자에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법인세율 인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4년간 설비투자 증가율과 해외투자 증가율 추이를 비교해 보면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국내투자 및 해외투자 실적의 명암을 가르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세율 인상 후 국내 설비투자증가율이 2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해외투자증가율은 20017년 11.8%에서 2018년 13.9%, 지난해 24.2%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 부담은 선진국과 비교 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법인세 최고세율 상승 폭은 3.3%p로(지방세 포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OECD 37개국 중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칠레, 라트비아, 그리스, 한국 등 8개국이었고, 인하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19개국이었다. 호주 등 10개국은 같은 세율을 유지했다.
세 부담 증가속도 순위는 물론, 절대 수준 순위도 OECD 상위권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GDP 대비 법인세수 비율은 4.5%로 OECD 6위, 전체세수 중 법인세수 비중은 15.7%로 콜롬비아와 칠레에 이어 OECD 3위였다.
한경연은 법인세율은 기업 투자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주요요인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이 기업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2011∼2020년 중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한데, 여기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기업의 조세 부담 수준도 상위권에 속해 있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는 기업의 기능과 역할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의 활력이 약화하고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것은 ‘저성장 국면진입’이라는 경제 진단과는 반대되는 처방을 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법인세율 하향조정으로 세 부담 완화의 국제 흐름에 동참해 기업 투자의욕을 높이고 성장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