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실적 악화 불가피
대출 연체율 증가·건전성 악화 뇌관 우려
지난 3분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나란히 1조 원의 순이익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44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6% 늘었다. 증권가 예상치(9794억 원)를 2000억 원이나 뛰어넘은 것이다. 분기 순이익 1조 원 돌파는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9502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했다.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 1조1666억 원으로 분기 순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도 7601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시장 추정치를 19%나 웃돌았다.
금융지주의 실적 선방은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도 금융 그룹 계열 증권사들에 주식 위탁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금융 그룹의 계열 증권사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KB증권 6801억 원(작년 동기 대비 59.5% 증가), 신한금융투자 5369억 원(43.8% 증가), 하나금융투자 3952억 원(37.8% 증가), NH투자증권 7315억 원(63% 증가)으로 1년 사이 최대 63%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축배 대신 내년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까지 꺾이지 않으면서 장기화되면, 대내외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출 성장에도 한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적을 거듭하는 코로나19 금융지원도 부담이다. 건전성 악화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내년 3월까지인 코로나19 관련 대출만기 연장과 관련해선 조치가 종료되는 직후부터 연장분의 상당부분이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은행권 자본건전성 강화 유도로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3분기 대손충당금을 8739억 원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7745억 원보다 12.8% 늘어난 수치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은 3조5304억 원으로 지난 한 해 3조671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