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응시기회 주는데…방역 실패 책임 학생에게 전가”…교육부 "불가 원칙"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학생의 고등학교 입학 실기·면접시험 응시 자격을 박탈한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확진자에게도 응시 기회를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고,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책임을 응시생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2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시험 기회를 주세요’ 제목의 글이 올라왔으며 하루 사이 35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원글이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경우 공식 답변을 하게 된다.
해당 청원인은 "서울 전기 고등학교인 서울예술고등학교 입학 시험(실기)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도 응시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2021학년도 고입 전형은 과학고·예술고·체육고·마이스터고·특성화고 등 전기 학교와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평준화 적용 일반고·학교장 전형 일반고 등 후기 학교로 나눠 진행된다.
앞서 교육부는 7월 코로나19 확진 응시생은 시험을 응시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해 방역 수칙을 담은 ‘2021학년도 학교장선발교전형 안전관리’ 공문을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예술고 입학을 준비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실기 시험만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확진자라고 입시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면서 "(아이가) 원해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온라인 등 원격 시험을 치를 기회라도 달라"고 호소했다.
교육 당국은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장선발교전형이기 때문에 확진자 응시생에 대한 개별 시험 대안 방안은 각 지역 교육청과 학교가 개별적으로 협의해 마련하면 된다”이라면서도 “애초 모든 시험에 있어서 확진자는 시험을 못 보게 하는 것이 방역 당국의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내려온 지침을 따른 것”이라며 “개별학교와 확진자 응시 자격에 대해 상의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2021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예술계고와 마이스터고는 지난달 26일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특성화고 이달 26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전기고 전형이 끝나면 다음 달 9일부터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와 함께 학생 모집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