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반도문화재단 통해 사회공헌 사업에 주력할 예정
창업 1세대로 1970년 주택사업으로 시작해 50년간 반도건설을 이끌어 온 권홍사<사진> 반도건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조직 개편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의 조기 안착과 경영실적 호전에 따른 결단이다.
반도건설은 10일 권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반도건설을 올해 시공능력평가 14위의 중견 건설사로 성장시킨 권 회장은 전날 진행된 50주년 사사 발간 기념 사내행사에서 “새로운 시대에는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퇴임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조직 개편 후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으로 조직이 안착되고 경영실적도 호전됐다”며 “유능한 대표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를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이 퇴임을 결정한 배경에는 각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과 분야별 전문성 강화를 통한 실적 호전이 바탕이 됐다. 반도건설은 최근 고양 장항지구 LH 단일공급 최대 개발용지, 신경주 역세권 공공택지(2필지), 거제 옥포동 아파트 도급공사 수주,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공사, 국군 시설공사, 아주대 기숙사 건립공사 등 주력인 주택사업 외 공공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7월 계열사(반도홀딩스·반도건설·반도종합건설·반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권 회장은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소외계층 지원사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문화재단은 반도건설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전시회 및 문화강좌 등을 통한 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며,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조기 안착됨에 따라 퇴임 적기로 판단한 것 같다"며 "이후 각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체제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은 1944년 경북 의성에서 8남매의 일곱째로 태어났다. 학교와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다니며 낮에는 학비를 벌고 밤에는 학업을 이어 나갔다.
1970년 5월 개인회사를 설립한 권 회장은 초기에는 30실 규모의 하숙집을 지으며 기반을 다져나갔다. 이후 1979년 반도건설의 첫 아파트 프로젝트로 부산진구 초읍동에 40세대 규모의 ‘초읍반도아파트’를 건설하며 본격적인 공동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해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1999년까지 부산·경남지역 대표 건설사로 거듭났다.
1999년 IMF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지역을 확장해 의왕 내손택지지구에서 1326가구 규모의 ‘의왕 반도보라빌리지’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성공적인 수도권 진출 이후 동탄신도시, 김포한강, 인천 청라지구, 세종, 평택, 원주, 의정부, 남양주 다산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연이은 분양성공 신화를 기록했다.
23~24대 건설협회장도 역임하며 국내 건설업 발전에 공헌했다. 아파트 발코니 개조 합법화 등 업계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해 베트남·이집트·아랍에미리트 등에 직접 나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2011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 중동 자체개발사업인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준공했다. 중동지역 대한민국 소유 건축물 1호다. 토지매입에서 시행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술력을 총동원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1월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건설시장에 진출해 LA 중심가에 ‘The BORA 3170’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착공했다.
권 회장은 지방의 작은 주택 건설로 시작한 반도건설을 2020년 시공능력평가 14위의 중견 건설사로 성장시켰다.
현재 반도건설은 주택사업을 비롯해 건축·토목·해외개발·국가기반시설공사·복합건물·브랜드상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