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버블’, 장밋빛 시나리오만 있을까…“국제선 재개 위험따라”

입력 2020-11-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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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코로나19 대응체계 비대칭…글로벌 표준화 필요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이투데이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막힌 하늘길을 다시 여는 방안으로 ‘트래블 버블’이 대두됐으나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교통연구원이 내놓은 ‘항공ㆍ공항 정책 트랜드&인사이트’ 최신호에서 박용하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국제노선 재개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전염병의 확산에 따른 대응 체계가 국가 간에 상이하고 비대칭적인 현 상황 속에서 단순히 한 국가가 전염병 관리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해 타국과의 국제노선을 재개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베트남, 일본 등과 국제노선 재개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국제노선 재가동에 앞서 상대국의 전염병 확산 양상과 방역 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향후 트래블 버블 구축 및 확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CNN도 “트래블 버블은 구현하기 복잡하며, 각 국가 방문자가 코로나 테스트와 프로토콜을 존중할 것이라는 상호 간 이해와 재발을 처리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추적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부 국가는 이미 트래블 버블을 도입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트래블 버블을 시작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도 2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다. 홍콩은 우리나라에도 트래블 버블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국가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항공업에서 국제선 비중이 커 다른 나라에 비해 트래블 버블 도입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 다른 국가들이 이들의 트래블 버블 제안에 호응할지도 불확실하다.

수바스 메논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사무총장은 “싱가포르는 위험에 기반을 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트래블 버블을 협상하기 위한 정책에 착수하고 있지만 ‘혼자’”라고 말했다.

트래블 버블이 시행되더라도 검역문제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변동 가능성, 비용 등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싱가포르항공이 홍콩과의 트래블 버블 운항에서 A380과 같은 대형항공기 대신 상대적으로 작은 항공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국제노선 재가동에는 전염병 대응 전략의 글로벌 표준화가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연구위원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중심으로 공중보건위기 대응 협력 프로그램(CAPSCA)을 추진하는 것은 국제적 공조를 위한 긍정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트래블 버블이란=코로나19 방역이 우수한 두 국가 이상이 맺는 여행 협약으로, 이 협약이 체결되면 협약국 여행객들은 격리조치 없이 상대국을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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