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가 세이유 디지털 변환 강화
KKR는 세이유 모회사인 미국 월마트로부터 지분 60%를, 라쿠텐은 25%를 각각 인수해 양사가 세이유 지분 총 85%를 확보한다고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월마트도 남은 지분 15%를 계속 보유한다. 이들 3사는 서로 협력해 세이유의 ‘디지털 변환(DX)’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의 융합을 가속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새로운 소매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KKR는 그동안 전 세계 소매업에 투자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제공한다. 라쿠텐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세이유와의 협력을 더 강화한다. 양사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세이유 기업 가치를 1725억 엔(약 1조8264억 원)으로 추정했다.
라쿠텐과 월마트는 2018년 일본 내 전자상거래 분야 협력 제휴를 맺었다. 같은 해 가을부터는 라쿠텐과 세이유가 공동으로 인터넷 슈퍼마켓 사업인 ‘넷슈퍼’를 시작했다. 농산물과 식품, 일용품을 세이유의 매장과 전자상거래 전용 물류센터에서 소비자 가정에 배달하는 형태다.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자제 등으로 넷슈퍼 10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 급증했다. 내년에는 요코하마시에 넷슈퍼 전용 대형 자동창고를 세우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출자에 따른 개편 이후 세이유는 오프라인 점포의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라쿠텐은 인터넷 쇼핑몰과 금융, 이동통신 등 70개 사업에 약 1억 명의 회원 기반을 갖추고 있다. 회원들의 온라인에서의 소비 성향 데이터를 분석해 매장에서의 상품 구비나 고객 증대 등으로 연결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을 통한 고객 분석과 로봇을 통한 소매 매장 자동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세이유는 전국에 300개 이상의 점포가 있으며 직원 수는 약 3만5000명에 달한다. 월마트가 2002년 처음으로 세이유에 투자했으며 2008년에는 완전 자회사화했다. 월마트는 세이유 실적이 신통치 않자 2년 전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 작년에는 도쿄증시 재상장도 염두에 뒀다. 이런저런 계획이 무산됐지만, 결국 KKR와 라쿠텐이라는 새 인수기업을 찾은 것이다.
KKR는 2010년대부터 일본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시작, 파나소닉 의료장비 부문과 파이오니아 DJ 기기 부문 등을 인수했다.
일본에서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의 융합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 아마존닷컴은 일본 라이프코퍼레이션과 손잡고 도쿄도 등에서 농산물 배송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