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 출신’ 지주 대표·은행장 거론
회추위, 이번주 회장 후보군 압축
은행연합회는 17일 2차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은행연합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을 확정한다. 지난 11일 열린 1차 회추위에서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10명의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KDB산업·IBK기업·SC제일·한국씨티·경남은행)으로 구성된 이사진이 차기 연합회장 후보군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사회는 회추위 역할도 맡는다.
2차 회추위에서 10여 명의 롱리스트를 확정하면 추후 회추위에서 후보군을 추려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확정한다. 이렇세 숏리스트가 정해지면 은행연합회장은 22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관료 출신 인사 영입을 원했다. 하지만, 관료 출신 중 상당수가 관피아 논란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어느 한쪽으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직접 차기회장을 고사하면서 후보군이 자연스럽게 압축되는 모양새다. 1순위 후보였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1차 회추위 직후 김태영 회장에게 정중히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2일과 13일에는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고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들이 자체 이탈하면서 관료 출신으로는 3선 의원 출신인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회 정무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은행 입장에선 최근 코로나19, 사모펀드 사태 등 정부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교감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도 관료 출신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금융권 협회장에 잇달아 관료 출신 인사들이 선임되면서 금융권에 ‘관료 독식’ 논란이 불면서 민간 출신 협회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관료 출신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됐고,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사장을 맡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를 두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도 않았다면 전형적인 ‘관피아’ 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관 출신 인사가 유력했지만, 최근 관피아 논란이 부각되면서 은행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민간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차 롱리스트가 나오면 어느 정도 차기회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출신으로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