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공회의소 회장 “미국 기업, 중국 내 사업 비중 높일 것으로 예상”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홀로 회복하면서, 미국 기업이 중국 사업 비중을 점차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IHS마킷이 지난달 말 12개국 6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중국 기업이 가장 높은 회복률을 나타냈다. 미국 기업은 중국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경기가 회복되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지만, 중국의 회복 기간은 2개월로 예상한 반면 미국의 회복 기간은 3개월로 전망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는 세계 경제에서 나 홀로 V자 반등에 성공한 국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1.9%를 기록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중국은 5~10일 대규모 국제수입박람회를 여는 등 회복세를 과시하고 있다. 수입박람회에서 체결된 구매의향 계약 규모는 726억 달러(약 80조 원)로, 중국 시장을 향한 외국 기업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중국의 회복은 중국 기업에만 희소식이 아니다. 알리바바그룹홀딩이 11일 개최한 세계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독신자의 날)에서 741억 달러 매출 중 50억 달러는 미국 브랜드가 창출한 것이었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랑콤,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기업은 광군제 동안 각각 최소 152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이득을 톡톡히 봤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 회복 불균형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사업 비중을 높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그렉 길리건 회장은 “중국 경제 회복 이후 현지 진출 미국 기업들은 본사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다음 회계 연도부터 중국 사업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지사를 둔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퀄컴,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 기업들이 현지 사무실을 차린 주요 상업지구 상하이 장지앙 하이테크파크에서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깔렸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떠나거나 직원을 감축하는 기업들도 있었지만, 이런 추세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사업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정책은 여전히 사업상 위험요소로 남아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올해 초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미국은 중국에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만큼, 강경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트 마굴리스 미·중사업협의회 중국 부문 부사장은 “양국 간 긴장은 투자자들의 마음에 항상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