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도 질문 안 받아…외국 정상 통화도 없어
트위터는 하루에 10번 넘게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패배 이후 백악관에서 두문불출이다. 외부 공식일정을 비워둔 채 트위터에서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일(3일) 이후 외부 공식 일정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매일 저녁 대통령의 다음 날 일정을 공개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 없음’ 공지는 선거일 이후 11번이나 됐다. 11일 '재향군인의 날(베테랑데이)'을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점심 식사를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정도 없었다.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과 문답을 하거나 외국 정상과 통화했다. 하지만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자회견에서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거침없는 대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던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매일 외국 정상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후 전화 회담이 없었다. 그나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논의한 게 전부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공개 일정이 없더라도 대통령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감축을 결정하는 등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퇴임 전 숙원 사업만 골라 빠르게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텅 비어있는 일정표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활발하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는 하루에만 10개가 넘는 트윗을 올리며 우편투표가 대규모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트윗은 “위스콘신에서 바이든은 오전 3시 42분 14만3379표를 받았다”며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문불출하자 정권 인수인계를 받지 못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속만 타들어 간다. 대통령 당선인은 공식 취임 전부터 정보당국의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표에는 아예 정보당국 브리핑이 사라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확산과 대응에 관한 정보에도 접근하지 못한다.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릭 브라이트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며 “우리를 뒤처지게 하는 일”이라고 불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