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월 들어 백화점, 대형마트가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한 창립기념 행사 등으로 할인에 나서며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 심리에 다시 찬물이 끼얹어질까 봐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연말을 맞아 계획하고 있는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필수적 활동 이외에는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하면서 유통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2단계로 격상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일평균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더니 20일에는 363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한 지난 8월 말 수준에 육박한다.
최근 들어 유통가 매출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연동해 움직이는 추세다. 특히 패션 의류를 주로 파는 백화점과 유동인구가 크게 작용하는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다만 장기 저장 목적 소비가 높은 대형마트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연초 대구ㆍ경북 지역에 이어 쿠팡 물류센터와 이태원발 집단감염 영향으로 지난 3월 -40.3%를 기록한 후 서서히 회복세에 있던 백화점 매출은 지난 7월에는 -2.1%까지 올랐지만, 2.5단계가 실시된 8월과 9월에는 다시 -6.5%와 -6.2%로 미끄러졌다. 편의점 매출도 7월 3.7%에서 8월과 9월에는 2%대로 주춤했다.
하지만 10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면서 유통가 매출은 빠른 속도로 회복세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 신세계 그룹이 진행한 쓱데이 전체 매출은 작년 행사 대비 36% 늘어난 6400억 원을 기록했고, 이마트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2배 가량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0월 매출이 146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8% 오르며 지난 3월 -27.84%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11월 들어서도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자체 행사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역력하다. 이달 들어 8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고,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10.5% 신장했다.
이런 회복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연말 대목 매출 정점을 기대하던 백화점들은 코로나19가 자칫 발목을 잡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월부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자체 행사를 시작으로 할인 공세에 나선 백화점들은 연말 정기 세일을 통해 연초 부진을 씻어낼 복안이었다. 특히 4분기는 가격대가 높은 겨울 의류가 많이 팔리며 매출이 집중되는 시기다.
롯데백화점은 29일까지 ‘대한민국 패션 페스타’를 테마로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하고, 타임과 마인, 랑방컬렉션, 시스템 등 38개 브랜드를 10~20% 할인하고, 신세계도 올해 마지막 연말 세일에 나서 지방시, 오프화이트 등을 내년 1월 31일까지 최대 5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윈터 시즌 오프’를 통해 질샌더와 무이, 엠프리오아르마니 등을 최초판매가 대비 최대 50% 싸게 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됐다”면서 “통상 연말은 가장 매출이 높은 시기인 만큼 확진자 추이와 정부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유동인구 감소에 타격을 입었던 편의점 역시 회복세에 발목 잡힐까 걱정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카페나 음식점과 같은 직접적인 타격은 없겠지만, 재택근무 확대와 등교 제한 등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