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 '프로슈머'의 활약이 여전하다.
프로슈머(prosumer)란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겸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과거 물건을 수동적으로 받아보기에만 그쳤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유통과정 일부에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생산적 소비자'로 거듭났다는 배경에서 나왔다. 실제로 프로슈머들은 단종된 제품들을 되살리는가 하면, 기업이 새로운 기능을 더하게 만드는 등 제품 생산, 제작 단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리온의 '치킨팝'이 거둔 성과도 프로슈머의 활약이 돋보이는 사례다. 치킨팝은 지난 2016년 경기 이천 공장 화재로 생산설비가 소실돼 불가피하게 생산이 중단됐지만,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져 지난해 2월 기존 대비 10% 양을 늘리고 업그레이드해 다시 선보이게 됐다. 그 결과 치킨팝은 재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했다.
베스킨라빈스도 지난 3월 이달의 맛 한정판으로 선보인 '로투스 비스코프 아이스크림'를 다시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재출시 문의가 많은 데 힘입어 재출시를 결정했다는 것. 돌아온 로투스 비스코프 아이스크림은 이 제품과 함께 아이스 죠리퐁, 오레오 쿠앤크, 오레오 카라멜 등을 ‘레디팩’ 사이즈로도 준비됐다. 레디팩은 미리 해피오더로 주문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픽업할 수 있도록 컵에 담긴 제품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가을 '블랙그레이즈드라떼'를 재출시했다. 지난해 가을 한정 음료로만 선보였던 음료가 일명 '스타벅스표 아인슈페너'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얻자, 소비자들의 성원 요구에 힘입어 다시 선보였다. 올해도 가을 한정 메뉴로만 출시돼 현재는 맛볼 수 없다.
업계는 프로슈머의 활약에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모델 선정과 제품의 기능을 바꾸는 제안까지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을 RTD 컵커피 바리스타룰스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모델 기용에 프로그램 인기와 함께 임영웅 개인 팬클럽 회원이 큰 역할을 했다. 임영웅은 평소 개인 SNS를 통해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를 애용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주목한 팬들이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해 달라”고 요청이 쇄도하자 이를 매일유업이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 개선 요구에 연속 사용이 가능한 신제품 '아이코스 3 듀오(IQOS 3 DUO)'를 출시했다. 재충전할 필요 없이 2회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끔 업그레이드한 것. 배터리 성능도 강화돼 기존 '아이코스 3'과 '아이코스 2.4+' 모델에 비해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NFC 기능도 추가돼 기기 등록 및 서비스 편의가 개선됐다.
팔도와 깨끗한나라는 콜라보 제품 '그날이라면'을 선보였다. 생리대 브랜드 '순수한면'과 '틈새라면'의 합작으로, 스트레스받을 때 매운 음식 찾는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스트레스 제로’ 콘셉트로 스트레스받는 ‘그날’ 매운 라면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제품은 순수한면 제로 소형, 중형, 대형과 팔도의 틈새라면, 신제품 틈새볶음면, 한정판 굿즈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