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과창판(科創板, 커촹반)’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 본토 상해거래소 과창판에 상장된 상위 50개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과창판펀드’를 출시했다. 우리자산운용도 비슷한 시기에 유동성 및 시가총액이 높은 과창판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우리과창판50바스켓’ 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다.
과창판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잇달아 출시됐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10월 기존 하이중국본토공모주플러스 펀드를 리뉴얼한 ‘브이아이중국본토공모주 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8월 과창판과 선전증권거래소의 창업판, 메인보드, 중소판 등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새내기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중국공모주투자펀드’를 처음 출시했으며, 판매사들의 추가 판매 요청에 지난 10월 동일한 구조의 2호 펀드를 내놓았다.
이처럼 자산운용업계에서 과창판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차세대 IT 기술, 신소재, 신에너지, 바이오, 첨단장비 제조 등 중국 성장주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과창판은 과학창업판의 줄임말로, 중국 정부가 기술 혁신기업의 자본조달을 위해 지난해 여름 상해거래소에 개설한 증권시장이다. 상장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를 채택해 매출, 현금흐름, 순자산, R&D투자 기준 같은 특정 요건을 충족할 시 빠르게 상장을 할 수 있는 등 상장과 관련돼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기관 배정비율을 높이고 상장 직후 5일간 상하한가 제한을 받지 않게 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7월 문을 연 과창판은 올 8월까지 상장된 종목만 165개다. 기존 창업판(87개), 메인보드(74개), 중소판(36개) 등에 비해 상장된 종목수가 많다.
업계에서는 이들 과창판 펀드가 최근 높은 수익률에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침체된 중국펀드 인기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75개 중국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16.66%)보다 높은 27.48%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들 펀드에서는 1조542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중국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창판에 대한 업계 관심이 커졌다”면서 “성장주 투자로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