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융 CEO “반독점 규제는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조치”
장융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당국의 규제에 꼬리를 내렸다. 그는 “정부 지원 덕분에 중국 기업이 선두에 설 수 있었다”며 친정부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장융 CEO는 “인터넷 기업의 독점 행위를 방지하는 중국 당국의 규제는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날 저장성 우전에서 개막한 세계 인터넷 대회·인터넷 발전 포럼에 참석한 그는 “중국 인터넷 기업이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아 글로벌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었다”며 “더 많은 규제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우회적으로 규제 당국에 항복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규제 당국은 자국 인터넷 업계의 독점 행위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특정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자신과 독점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요구하거나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격을 제시하는 것 등이 불법으로 규정된다. 이 소식에 알리바바와 텐센트홀딩스 등 중국의 주요 IT 기업 주가가 10% 가량 폭락하는 등 충격파가 컸다.
중국 당국이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로 화제를 모았던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의 상장을 무기한 연기시킨 데 이어 규제 지침을 내놓은 이유는 알리바바의 설립자인 마윈이 정부와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응징하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따라서 장융 CEO의 정부 친화적인 발언은 규제 당국의 압박에 백기를 들고 독립적인 움직임을 자제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장융 CEO는 또 “인터넷 산업의 발전과 정부의 감독은 서로 의존하고 영감을 주는 관계”라며 “이를 위해 플랫폼기업은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인터넷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문제와 장벽이 있을 것”이라며 “시대에 발 맞추는 정책과 규제로 이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