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로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약간은 어색하고 어딘가 뻘쭘한 인사들이 오갑니다.
마지막 말과 해명을 남긴 채 쫓기듯이 떠났던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뒷광고’란 머쓱한 과거를 안고서 말이죠. (* 뒷광고: 소비자에게 영상이나 글이 광고임을 알리지 않고 하는 광고)
8월 유튜버 참PD의 만취 폭로 영상 이후 유튜버들의 ‘뒷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요즘, 이거] “야 너두?”…유튜버 ‘뒷광고’, 사과영상 릴레이) 이를 폭로한 참PD의 행태도 긍정적으로 해석되진 않았지만, 거론한 유튜버들이 워낙 ‘거물’인 점이 충격을 줬죠.
100만 이상의 구독자를 자랑하던 유튜버들이 자신의 이름이 언급됨과 동시에 사과 영상을 쏟아냈습니다. 참PD가 언급하지 않은 유튜버들도 여러 의혹에 너나 할 것 없이 백기를 들고 ‘사과 영상’에 동참했는데요.
논란이 된 이들은 자숙, 활동 중단, 혹은 은퇴를 밝히며 ‘이슈’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가끔 들려오는 근황 이야기들도 큰 관심거리가 되진 못했죠.
그런데 6개월 뒤, 한둘씩 ‘활동 재개’를 알리는 ‘알림’이 도착했습니다.
유튜버 문복희는 9일 마지막 영상이 게재된 지 약 3개월 만에 새로운 먹방 영상으로 찾아왔는데요. 특별한 해명이나 복귀 인사는 없었지만,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카메라 앞에 섰죠.
문복희는 “안녕하세요~ 복희예요”라고 말하며 손을 볼에 갖다 대는 특유의 상큼한 인사 대신 “문복희입니다”라는 차분한 인사를 건넸습니다. 고정 댓글을 통해 “새로 영상을 찍는데 너무 떨린다”,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문복희는 ‘뒷광고’ 뿐 아니라 ‘먹뱉’(먹고 뱉는 방송) 의혹까지 있었던 터라 그간의 먹방 영상보단 다소 줄어든 음식량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숙제 같은 거 안 한다”며 ‘뒷광고’와는 척을 두는 발언으로 몰매를 맞았던 보겸 또한 유튜브 복귀를 알렸습니다. 자신의 그간 행적과는 달리 ‘뒷광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보겸은 당시 ‘뻔뻔한 사과방송’이 더 큰 논란이 됐었죠. 이후 ‘재 사과방송’을 올렸지만,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후 보겸은 지난달 26일 복귀 영상을 시작으로 19개의 영상을 업로드하며 활발한 활동 중입니다.
‘뒷광고’로 인한 악플로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은퇴를 선언했던 쯔양도 돌아왔는데요.
쯔양은 20일 유튜브 복귀선언 영상을 시작으로 23일 아프리카TV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쯔양은 “내가 안 돌아온다면 나를 욕했던 사람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았다”며 “응원해 주시는 댓글들 보고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죠.
쯔양은 이날 하루 별풍선 약 13만4000개를 받아 약 1500만 원(세전)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들의 복귀를 기다린 팬들의 응원만큼이나, 비난도 뜨겁습니다. 돌아온 ‘시점’이 가장 큰 논란인데요. 바로 ‘6개월 복귀 법칙’ 때문이죠. 이는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튜버들의 대다수가 6개월 내 복귀하는 것을 뜻합니다.
유튜브 코리아에서는 계정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고지 없이 계정을 회수할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요. 즉 6개월 이상 사이트에 로그인하지 않거나 동영상 콘텐츠를 게시하지 않는 ‘비활성 계정’으로 간주하면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당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유튜버들도 6개월 이내에는 복귀한다는 소리죠.
컴백 방송에서 쯔양은 이를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복귀한) 여러 이유가 있지만 돈 때문에 복귀한 것도 맞다. 한 달에 식비가 50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가 나온다”고 말했죠.
연이은 복귀에 그들을 향한 비난과 악플들은 그간 받았던 ‘큰 수입’을 포기할 만한 (물론 팬들의 사랑이 가장 큰 부분이겠지만) ‘큰일’은 아니라는 비아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올린 영상이 비난받고 있는데요. ‘가세연’은 20일 자신의 채널에 “먹방 쯔되중 은퇴 번복‘이라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 속에는 쯔양 영상의 한 장면을 캡처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여럿 포함됐죠. 쯔양의 은퇴 번복을 김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엮은 건데요. 이는 ‘쯔되중’으로 표현된 문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뒷광고’ 논란에 공정거래위원회는 SNS 뒷광고를 금지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마련했는데요. 연말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공정위는 엄정한 법의 집행을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유튜버들 또한 깊은 반성의 시간 지나오며, 확실한 광고 노출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지난 행동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또 해명도 결국은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몫이죠. 비난 혹은 응원, 유튜버들의 새 영상 밑에는 어떤 글들이 남겨지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