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유통업계의 비대면 자동차 판매에 속도가 붙었다.
11번가는 지난 1년간 계약 및 출고된 자동차 수가 1800대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일반 자동차 영업사원이 한달에 5대씩 1년에 60대의 차량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업사원 30명이 1년간 판매한 수준이다.
이 업체는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구매상담을 신청하고, 각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연결해 본 계약과 차량 인도를 진행하는 방식을 통해 자동차 판매를 판매해 왔다. 현재까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서비스, 쌍용자동차, 푸조, 시트로엥, BMW 등과 신차 판매 및 장기렌터카 상담을 진행했다. 올해는 쌍용차의 모든 신규 라인업과 폭스바겐의 모든 차종을 선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으로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자 11번가는 라이브방송이라는 새로운 판매방식을 자동차 시장에 적용했다. 지난 10월 MINI 애비 로드(Abbey Road) 에디션 방송을 시작으로 지난달 11일에 열린 십일절에는 코오롱모터스와 BMW의 THE new 5 시리즈를 판매했다. 지난 두 번의 라이브방송에서는 최대 시청자가 4150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언택트 자동차 구입 바람은 홈쇼핑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금융위가 보험업 감독 규정을 개편하면서 국산차 판매 방송을 허가하자 GS홈쇼핑과 CJ오쇼핑, 롯데홈쇼핑은 모두 정관에 ‘자동차 신품 판매업’을 추가해 언택트 시대를 준비해왔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CJ오쇼핑이다. 지난해부터 르노삼성의 전기차 ‘트위지’와 재규어의 SUV ‘E-PACE(이페이스)’, 르노삼성의 상용차 모델 ‘마스터 밴’에 이어 쌍용차의 코란도를 업계 최초로 방송했다. 올해 7월에는 쌍용 ‘티볼리 리미티드 에디션’을 판매했고, 9월에는 아예 ‘2021년형 티볼리 에어’의 신차 발표회도 진행했다.
GS홈쇼핑도 지난 7월 ‘아우디 특별전’을 편성해 대표 라인인 A3~A8까지의 세단과 Q3, Q5, Q7, Q8 등 SUV, 최신 전기차인 e-tron까지 판매했다.
유통가의 자동차 판매는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자동차 업체로서는 언택트 쇼핑으로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유통업체는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걸림돌은 영업 사원과 수입차 딜러사 등 전통 영업망의 반발이다. 실제 홈쇼핑에서 국산차 판매가 허용되자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판매 총력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는 홍보 목적을 제외하고는 차량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다. 현재 유통가의 차량 판매가 상담 및 예약을 진행한 뒤 영업사원과 연결해 주는 방식에 머물러 있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유통가의 자동차 판매 시도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내년에도 라이브방송을 중심으로 자동차 브랜드들과의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자동차 온라인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왔다”며, “11번가의 비대면 장점을 최대한 살린 편리한 프로세스로 고객 만족을 높이고, 2021년에도 라이브방송을 통해 또 한번 온라인 판매 시장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