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미쉐린 공동개발 마쳐, 소음과 하중ㆍ재질 등 전기차에 특화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전기차 확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와 타이어 업계도 전용 타이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와 미쉐린은 이미 지난해 공동개발을 마쳤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실차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타이어 제조사도 속속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인 가운데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추가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제품이 내연기관과 전기차 겸용이었다면 이제 전용 타이어가 등장하는 셈이다.
먼저 2014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개발한 금호타이어는 이를 '와트런'이라는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3대 친환경 철학인 △저연비 △저마모 △저소음을 앞세워 독자적인 친환경 기술을 집약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이미 미국 테슬라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전기차 타이어 분야의 입지를 다진 상태다.
무엇보다 포르쉐 최초의 4도어 전기 스포츠 세단 ‘타이칸’에 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상황이 급진전했다. 포르쉐는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막’과 타이칸을 공동 개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선보인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내년 하반기 아이오닉6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4도어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 리막과 공동 개발했다.
포르쉐 타이칸과 현대차 콘셉트카 프로페시 모두 '리막'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셈. 나아가 두 모델 모두 4도어 전기 스포츠 세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포르쉐가 고성능 전기차에 한국타이어를 채택한 만큼, 한국타이어 전용 모델 역시 향후 현대차까지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일반 타이어과 출발부터 다르다.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 소음이 없는 전기차는 노면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온다. 때문에 타이어 재질과 트레드(노면과 맞닿는 면) 디자인, 나아가 휠하우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명음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해야 한다.
이밖에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부하 하중도 견뎌야 할 항목이다.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도 타이어 개발 때 고려해야 한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토크에 도달하는 전기차의 특성상, 초기 가속력을 손실 없이 노면에 전달하기 위해 접지력과 핸들링, 제동성 등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향후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개발과 생산, 판매 등 생애 전 과정에 엄격한 친환경 기준을 지금부터 충족해야 한다. 중국 경쟁업체가 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유럽의 친환경 타이어 시장에서 뒤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이미 2017년부터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 미쉐린과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장착할 신차용 타이어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연말, 모델과 크기별 시제품이 나왔고 이를 실제 차에 장착해 반복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전기차 특성에 맞춰 전용 타이어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재료 수급과 판매까지 친환경 기준이 도입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는 원재료 수급현장인 고무농장과 타이어 폐기 단계까지 친환경성을 따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