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1등’ 놓진 ‘확진 1등국’ 미국...바이든 “취임 100일 내 1억 명 접종시키겠다”

입력 2020-12-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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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 수준…코로나19 확산세 및 영국 백신 접종 개시 의식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팀의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취임 후 100일 안에 전체 미국인 3분의 1가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개최한 보건분야 인선 소개 행사에서 “정권 출범 후 100일 안에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는 없겠지만 방향은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최소 1억 명의 미국인이 취임 100일 이내에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체 미국 인구가 약 3억3000만 명임을 고려하면 석 달 안에 3분의 1을 접종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대규모 백신 접종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접종 속도전’을 예고한 것이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및 사망자 숫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영국에서 먼저 접종을 시작하면서 마음이 급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에서는 이날 80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조속한 백신 공급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20만 명에 가까운 신규 감염자가 쏟아지면서, 어느덧 누적 확진자 수가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3일 누적 감염자 수가 1400만 명을 돌파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입원 환자 역시 10만 명을 웃돌아 의료 체계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으며, 사망자 수는 하루 2000명을 상회하면서 정점이던 올해 4월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백신 공급을 향한 미국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이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데이터가 긴급사용 승인 지침과 일치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의 백신 승인을 예고했다. FDA는 10일 외부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따져본 후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 이에 앞서 백신의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무엇보다 현 정권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차기 바이든 정권이 백신 접종의 속도전에 대해서 만큼은 이견이 없어 보여 브레이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필요할 경우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DPA)을 발동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여기에 내년 1월 20일 취임해 향후 본격적인 백신의 보급을 책임질 바이든 당선인까지 신속한 백신 접종을 약속하면서, 미국에서 일단 백신이 승인 나면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FDA가 이번 주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 초기 물량은 수 시간 내에 배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우선 의료 관계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총 2400만 명에게 백신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첫 주에만 630만 명분의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국민의 접종이 시작되는 시기는 내년 2~3월경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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