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홈술족 잡아라" 유통가, '와인 대전' 뜨겁다

입력 2020-12-09 15:01수정 2020-12-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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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와인 수입액 전년비 27.4% 증가… 롯데, '시그니처 와인'ㆍCU, '앙시앙땅' 기획세트 출시

연말을 맞아 유통업계의 와인 마케팅이 한창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홈술족이 늘며 와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연말 와인 마케팅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들어 와인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힘입어 인기가 치솟고 있다. 맥주나 소주에 비해 종류가 많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와인은 그간 일반인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술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저렴한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줄어들어 심리적인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실제 올해 와인 수입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포도주(2ℓ 이하 용기, 관세청 품목번호 220421) 수입 중량과 수입 금액은 각각 3만4830톤, 2억1292만 달러(230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25.9%, 27.4% 증가했다.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류가 온라인 판매 금지 품목이어서 아직까지 이머커스의 진출이 제한적인 만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차별화 품목으로 주목하고 있다.

와인에 힘을 주는 대표적인 업체는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와인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고가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상품기획자(MD)를 늘리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와인=롯데마트'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는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 작업의 일환으로 6월 3900원짜리 초저가 와인 ‘레알 푸엔테’와 4900원 칠레 와인인 ‘나투아’ 등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올들어 11월까지 롯데마트의 와인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9일에는 롯데그룹의 첫 번째 시그니처 와인 '트리벤토 리저브 리미티드에디션 말벡ㆍ까베네 말벡' 2종을 선보였다. 이 와인은 품질과 맛에 집중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트리벤토 리저브 리미티드에디션 말벡ㆍ까베네 말벡' 2종의 가격은 각 1만900원이다. 이는 롯데마트 올해 평균 와인 구매 가격(1만1647원)보다 747원 싸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췄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마트도 '저가 전략'을 앞세워 와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900원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와인 2종을 선보이며 '4000원대' 와인 시대를 열었다. 이 제품은 국내 단일 와인 브랜드 최초로 1년 만에 2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와인 브랜드가 연간 최대 100만 병 수준으로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판매량으로 평가된다. 이마트는 올해 7월에 출시 1주년을 맞아 프리미엄급 와인인 '도스코파스 리제르바'를 8900원에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보르도 5대 샤또 와인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도 와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최근 완판된 보르도 5대 샤또 와인을 이날 모두 재입고하는 동시에 베를린 와인 트로피 수상작이자 최근 온라인 와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앙시앙땅' 6입 기획세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랑그독 지방 와인인 앙시앙땅은 와인 애호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대급 가성비 와인’, ‘와린이 입문 와인’으로 호평을 얻으며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돌파한 와인이다. CU가 8월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 앙시앙땅 2입세트(3만 원)는 CU와인샵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이달 추가로 출시된 앙시앙땅 6입 세트는 앙시앙땅 시리즈의 레드와인 5병과 화이트와인 1병으로 구성됐으며 판매가는 7만5000원이다.

CU는 와인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가부터 중저가까지 온라인 와인샵 상품을 약 120개로 확대해 연말 와인족 집객에 나설 방침이다.

주류업체의 상품 라인업 강화 작업도 계속된다.

하이트진로의 와인 사업 매출은 2015년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223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새 3배가량 성장했다. 올해 와인 사업은 홈술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1만~2만원대 와인부터 초고가 특급 와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9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컬트 와인 `타임리스 나파밸리`를 100만원대에 내놨으며 지난달에는 프랑스 남부에서 생산된 내추럴 와인 3종, 호주 특급 포도원에서 생산된 ‘히킨보탐' 와인 4종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는 국내 와인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오륜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올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30%가량 늘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5년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주요 유통채널들이 앞다퉈 중저가 와인 브랜드를 출시하고 데다 홈술 문화 확산으로 가정용 와인 제품 판매는 계속해서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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