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페이스북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제소…인스타그램·왓츠앱 분할 요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각 주 정부가 9일(현지시간) 공동으로 페이스북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23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 주와 워싱턴D.C., 괌 등 총 48개 지역 법무장관이 이날 페이스북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워싱턴D.C.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자사의 독점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인수 등으로 경쟁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진 전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메신저 앱 ‘왓츠앱’에 대한 페이스북 인수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명령을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도 지난 10월 알파벳 산하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한 소송은 법무부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고소한 이후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반독점 소송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특히 구글 소송과는 달리 페이스북은 사업 분할 압박을 받게 돼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FTC 경쟁국의 이언 코노 국장은 성명에서 “개인 간의 소셜 네트워킹은 많은 미국 시민 생활의 중심에 있다”며 “독점 상태를 확보·유지하는 페이스북의 행위는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을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페이스북의 반경쟁적 행위를 되돌려 혁신과 자유로운 경쟁이 번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 법무장관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페이스북은 막대한 돈을 사용해 자신의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회사, 특히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했다”며 “이는 숨을 쉴 수 없도록 방에서 산소를 빼내는 것과 같은 철저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FTC가 이전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승인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번 소송은 규제 수정주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부사장 겸 법률고문인 제니퍼 뉴스테드는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매각이 더는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과거 자신이 했던 일들을 되돌리려 한다”며 “소비자와 중소기업은 페이스북의 무료 서비스와 광고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앱과 서비스가 가장 큰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한다. 우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C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승인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10년간 인수한 수십 개 기업 중 일부는 정부 허가가 요구됐지만, 소규모 기업은 그러지 않아도 됐다.

페이스북은 정부의 반독점 소송 제기 소식에 이날 장중 한때 주가가 4% 이상 급락하고 나서 이후 낙폭을 줄여 1.9% 내린 277.92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