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비공개, 대면 마케팅도 어려워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년 1월 온라인으로 열린다. 1967년 첫 행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올해 9월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에 이어 CES도 온라인으로 열리게 되면서 전자업계는 비대면 마케팅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3일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11일부터 나흘간 온라인으로 열리는 ‘CES 2021’에 공식 참가한다. 양사는 개막일에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이번 CES에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5세대 이동 통신(5G) 등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더 나은 일상을 구현하도록 이바지할 혁신 제품·서비스를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비대면·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 시대를 맞아 더 나은 일상으로 발전하도록 사람 중심의 기술·혁신으로 이바지하겠다는 의미를 콘퍼런스를 포함한 행사 전반에 담았다.
LG전자도 개막 첫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차세대 전략 제품과 미래 삶의 방향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독일 보쉬, 일본 파나소닉, 소니, 캐논, 중국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도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 CES가 온라인 행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만, 비대면의 한계는 전자업계의 고민거리로 남았다. 특히, TV와 같은 전략 제품 홍보에 비상이 걸렸다. TV는 제품 특성상 눈으로 직접 봐야 화질 차이가 분명한데, 비대면·언택트·온택트 마케팅만으로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 유통·판매 채널과의 전략 짜기도 쉽지 않다. 기업들은 CES 전시장 한켠에 비공개 부스를 차려놓고 전략 고객선을 상대로 신제품과 신기술을 미리 선보이며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하는데, 이 같은 기회가 줄어들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언팩에 앞서 CES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을 통신사 등 국내외 거래선에 먼저 소개한 바 있다.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ES 기간 별도의 장소에 공간을 마련해 주요 거래선을 상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요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CES 기간 대면 마케팅도 쉽지 않다.
앞서 CES와 함께 ‘3대 전시회’로 불렸던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는 취소됐고, 9월 독일 베를린의 IFA(국제가전박람회)는 온라인으로 열린 바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열린 IFA는 참여기업 수도 적었고, 파급력 등 흥행성적이 저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열리는 ‘MWC21’ 일정도 2월에서 6월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3대 전시회’가 위축되면서 전자·가전 신제품들이 설 무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CES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품과 기술을 알리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