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만 가는 폐플라스틱을 쓸모 있는 ‘재료’로 만드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이옴텍’이다. 박영준 이옴텍 대표를 만나 플라스틱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결심한 계기를 들어봤다.
이옴텍은 소재 개발 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재료 공학을 기반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옴텍의 목표다.
박 대표는 “현재는 폐플라스틱과 제철소 부산물인 ‘슬래그’를 융합해 건축, 토목용 복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강소 중소기업과 협력해 사업화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사회 문제를 공학적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포스코(POSCO)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한 그는 “평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플라스틱을 전공한 과학자로서 이 문제를 철강 기술과 접목해 해결하면 좋겠단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옴텍은 POSCO 사내벤처 창업 1호 기업이다. 인원도 박 대표를 포함해 단 두 명밖에 없었지만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면서 점차 몸집을 키웠다. 그는 “회사에서 사내벤처 모집에 대한 공고를 보고 용기를 냈다”며 “교육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창업을 위한 모든 제도와 지원책이 마련돼 있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이 꿈을 이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이옴텍은 올해 국내 최대 규모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20 왕중왕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청정 해역에 방치돼 처리가 곤란한 폐플라스틱을 수명 10년 이상의 해양자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폐플라스틱 1톤을 재활용하면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는 170만 원가량이다. 일반적인 플라스틱의 가격인 80만원의 2배가 넘는 셈이다. 이처럼 박 대표는 사회적 가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이옴텍의 모토는 ‘기술을 통해 행복을 불러오는 것’”이라며 “미래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 능력이 부의 원천이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옴텍은 수익성 좋은 지속 성장 기업을 만들고자 설립 목적을 ‘공동선’에 두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옴텍은 지속 가능한 성장 계획을 세운 상태다.
박 대표는 “이옴텍은 환경보호는 물론 사업을 통해 고용창출, 교육, 인권 향상 등, 인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공장 설립 후 성실하고 뜻있는 개발도상국 외국인 근로자를 미래의 사업 파트너로서 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현지 적합형 기술을 개발하고 플랜트를 판매하고, 근로자들은 이옴텍에 근무하면서 일과 함께 기술과 벤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귀국할 때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할 수 있게 돕겠다”며 “생산 장비는 공적 개발 원조 (ODA)를 통해 조달하고 국내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은퇴 후에 현지에 파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셜벤처로 성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포스코 1% 나눔재단 등과 함께 폐플라스틱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전파하는, 따뜻한 기술로 행복을 일구는 사회적 기술 기업이 되는 것이 이옴텍의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