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MSCI 선진지수 편입 재추진해야”
한국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선진국 지수에 편입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안정적인 외국인 순매수를 확보하게 되면 안정적인 코스피 300시대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1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공동주최로 열린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와 “증권시장 발전을 위한 향후 과제로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이라면서 “올해의 코스피·코스닥의 압도적인 상승세는 물론, 경제 규모 등에 걸맞게 선진국지수에 편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세계 주요 25개 지수 중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미국 나스닥지수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으며 코스피는 4위를 기록했다.
이 실장은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신흥국 지수에서 빠질 경우 순유출 규모는 약 140조 원으로 추산되는 반면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순유입 규모는 200조 원으로 추산된다”며 “즉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때 약 60조 원 규모의 안정적인 기반의 새로운 외국인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기대되는 외국인 순매수는 단기투자가 아니라 장기투자펀드 형태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가 안정적으로 3000시대를 맞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실장의 판단이다. 이에 선진국 편입을 위한 역외 원화거래 시장 개설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오른 적도 있으나 그간 MSCI 측은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역외 원화 거래 시장이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 증시를 선진국 지수 편입 대상에서 배제해왔다.
이 실장은 지속가능한 증권시장 발전 방향 중 하나로 연기금의 벤치마크 개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위험자산 확대를 통한 기대수익률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며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관련 투자 및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연기금 벤치마크 개편 유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해선 “3월 16일 조치 시행 이후 코스피가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했다”며 “내년 3월 공매도 금지 종료를 앞두고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2020년 증권시장 평가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상승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한국증시는 오히려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이익 개선 강도와 제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평균 대비 한국 증시의 선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